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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유럽 생산기지 가동에 폭스바겐·스텔란티스 "우리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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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유럽 생산기지 가동에 폭스바겐·스텔란티스 "우리 떨고 있니"

테슬라 기가팩토리4 본격 가동으로 유럽 전기차시장 지각변동 조짐

지난해 기준 유럽의 주요 브랜드별 전기차시장 점유율 현황. 사진=WSJ/슈미트오토모티브리서치
지난해 기준 유럽의 주요 브랜드별 전기차시장 점유율 현황. 사진=WSJ/슈미트오토모티브리서치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유럽의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닥칠 조짐이다.

테슬라가 수차례 지연 끝에 최근 완공한 독일의 기가팩토리4가 마침내 가동에 들어가면서 당초 목표한 유럽 전초기지로서 역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새로 팔리는 자동차 6대 가운데 전기차가 한 대를 차지했을 정도로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도 유럽 시장에서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여지없이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에 생산기지가 없는 관계로 중국 상하이에 있는 기가팩토리3에서 만든 전기차를 멀리 유럽까지 공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탈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기가팩토리4가 마침내 가동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유럽 시장점유율 3위


독일의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슈미트오토모티브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테슬라의 유럽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14% 수준으로 3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
독일 최대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이 약 25%의 점유율로 시장을 압도하고 있고 프랑스계 다국적인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가 14.4%의 점유율로 테슬라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테슬라 다음으로 르노닛산, 현대차·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가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까지는 1위를 기록했으나 유럽에 생산라인을 둔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가 유럽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3위 자리로 밀려나야 했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4를 독일에 건설한 이유다.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는 “독일 기가팩토리4가 최근 가동에 들어가면서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가 장악한 유럽의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멀리 상하이에서 공수해 전기차를 공급하던 체제에서 독일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체제로 테슬라의 공급 시스템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WSJ는 특히 유럽에 자동차를 들여올 경우 물어야 하는 관세(10%) 부담에서 테슬라가 벗어나면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뿐 아니라 유럽의 전기차 제조업계 모두가 가격 경쟁력이 커진 테슬라의 맹추격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 타격 가장 클 전망


기가팩토리4의 가동으로 향후 수년간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체는 무엇보다 전기차 사업을 야심차게 확대하고 있는 독일 최대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헤르베르트 디에서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테슬라가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최대 경쟁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WSJ는 테슬라의 빠른 사업 추진 속도도 유럽 경쟁업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WSJ는 “독일 기가팩토리4의 완공이 독일식 관료주의와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 등 여러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늦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의 통상적인 관행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경쟁업체들보다 신속한 행보를 보여온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테슬라 입장에서 유럽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해당하는 폭스바겐의 경우 22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들여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 소재 본사 인근에 대규모 전기차 조립공장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1월 발표했지만 아직 계획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착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뿐 아니라 오는 2026년까지 들어가는 것도 난망한 상황”이라면서 “테슬라 기가팩토리4의 생산량이 본궤도에 들어가면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커다란 위협을 받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