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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론 머스크의 다음 목표는 '오스틴의 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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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론 머스크의 다음 목표는 '오스틴의 현인'?

트윗 통해 주식 투자자들 대상으로 전문가로서 조언 '눈길'



‘오마하의 현인’으로 통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마하의 현인’으로 통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연쇄 창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위시해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인공지능 전문업체 오픈AI, 뇌연구 전문기업 뉴럴링크 등 내로라하는 사업체를 다수 경영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까지 인수하는데 성공하면서 중독에 가까운 연쇄 창업 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단순히 기업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궁극적이고 원대한 야심을 품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이른바 ‘오마하의 현인’으로 일컬어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처럼 존경 받는 투자자로 인정받고자 하는 꿈을 머스크가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오스틴의 현인(?)


일론 머스크 CEO가 1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CEO가 1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더스트리트는 머스크가 이날 올린 트윗의 내용이 범상치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머스크는 하루라도 트윗을 올리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왕성하게 트위터 활동을 해왔지만 이날 게시한 트윗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던지기에 이 글을 올린다”면서 이 트윗에 적은 내용은 △누구보다 ‘당신이 확신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몇 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할 것 △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쁜 방향으로 흐를 경우에만 매도할 것 △이렇게 하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것.

한마디로 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로서 귀띔하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크고 작은 권고를 해온 ‘투자의 전설’ 버핏 회장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더스트리트는 “지금까지 조회건수가 45만건에 달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머스크의 이 트윗을 봤다”면서 “앞으로는 머스크를 ‘오스틴의 현인’으로 부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해석했다.

텍사스주 주도인 오스틴은 머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이 내린 봉쇄조치와 관련해 심한 마찰을 빚은 끝에 테슬라 본사를 이전한 곳이자 전기차 조립공장 기가팩토리5를 최근 완공한 곳이기도 하다. 머스크가 겸영하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는 보카치카도 텍사스주에 있다.

◇버핏 “똑똑함이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이 중요”


공교롭게도 머스크의 이 트윗에 직접적으로 반응한 것은 아니지만 버핏 회장도 앞서 지난달 30일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마치 머스크 같은 ‘똑똑한’ 기업인을 겨냥한 것으로 유추되는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주주 한사람으로부터 ‘주식투자의 타이밍을 잘 판단하는 비결을 귀띔해달라’는 질문을 받은 뒤 “나 역시 단기적으로 증시나 경제의 향배를 전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버핏은 머스크가 의식하기 충분한 것으로 보이는 언급을 이어가면서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전략은 복잡할 것이 없다”면서 “우리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라서 판단을 잘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단기적인 흐름에 얽매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