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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굳어지는 '냉전 2.0시대'…미국의 전략 '중-러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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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굳어지는 '냉전 2.0시대'…미국의 전략 '중-러 분리'

중국 베이징의 무역센터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로 가는 물류 서비스를 홍보하는 간판이 있는 사무실 근처에서 아이를 안고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의 무역센터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로 가는 물류 서비스를 홍보하는 간판이 있는 사무실 근처에서 아이를 안고 서 있다. 사진=로이터
오늘날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간의 지정학적 경쟁은 냉전 2.0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념적 긴장, 군사적‧기술적 경쟁, 영향력의 영역에 의해 뒷받침되는 국제 구조는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이미 한쪽에는 중국과 러시아, 다른 한쪽에는 미국과 그 동맹국과 파트너가 있는 냉전 2.0에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있고,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고 대만에 대해 민족주의적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과거와 달리 미국과 서방에 맞서 강한 결속을 약속했으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중국-러시아 파트너십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심각한 도전을 야기하는 것으로 향후 세계질서의 변동 힘을 배가시킬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상호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각각은 미국의 세계적인 지배에 반대하여 단결했으며 민주주의 확산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민족주의를 무기화하여 국내 권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에 저항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을 위해 러시아 에너지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기축통화인 달러 종속에서 탈피하기 위해 중국 금융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전쟁력, 특히 허위 정보, 사이버 공격 및 악의적 영향력 공작으로 미국에 골칫거리를 만드는 러시아의 도전은 미국의 영향력을 교란시키고 미국이 중국의 도발에 대응해 인도-태평양으로 선회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중국과 관련하여 바이든 대통령은 일부 예외를 두고 관세를 유지하고 4자 안보 대화에서 미국 역할을 강화하며 호주-영국-미국(AUKUS) 안보 협정을 추구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이든은 병력 배치를 늘리고 동맹이 재래식 및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업데이트하도록 견인함으로써 나토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모든 문제와 과제에서 반드시 동일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을 더 뭉치도록 하거나 유럽과 아시아 상황을 지나치게 대립적인 입장을 취해서는 곤란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 대 독재에 기반을 둔 거대 지정학적 전략의 틀로 세상을 가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적대적이며 이념적이다. 특히 이는 너무나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그것은 미국이 위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맹국들과 파트너에게 너무 편향된 선택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미국을 중국 및 러시아와 예측 가능한 관계로 되돌리는 것이 미국은 물론 동맹국들에게 좋고 보다 잘 사는 세계를 위해서도 좋다. 이를 위해서 미국 외교 정책은 중국과 러시아 둘 사이의 차이점을 이용해 결속력을 이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나토 및 러시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의 오판 때문이다. 러시아의 오판과 전장에서의 패배의 결과는 과소 평가될 수 없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착과 러시아 문화와 역사, 서방, 특히 미국에 대한 편집증적 신념에 의해 움직인다. 푸틴은 서방으로부터 모욕과 위협을 받고 있다. 유럽과 구소련 국가들은 유럽-대서양 통합을 추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냉전 종식과 그로 인해 등장한 유럽 안보 질서에서 푸틴 대통령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상상할 수 없는 것을 피하고 전략적 안정으로 돌아가려면 상호간에 협상을 위해 억제와 갈등 해소에 중점을 둔 합의가 포함되어야 한다.

러시아는 세계 식량 공급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수출에 대한 봉쇄를 풀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

러시아는 경제, 특히 일반 러시아인들이 향후 몇 년 동안 큰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여 서방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서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어야 문제는 해결된다.

러시아의 고립감이 커질수록 푸틴은 해결을 위해 더 빨리 나설 수도 있다.

◇미국, 중국 및 인도 태평양

미국의 관점에서 중국은 경제 규모,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 글로벌 상업 관계의 확장, 영토 야심, 군사 현대화를 고려할 때 러시아보다 큰 도전자다.

중국의 최근 핵무기 확충 추진은 미국과 러시아에 버금가는 억지력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중국의 대만 침공은 제한적인 교전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괌과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목표물을 선제 공격하고 대만, 미국 및 일본 자산에 대한 파괴적 사이버 공격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서구의 참전을 의미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호주, 인도, 일본과 4자 안보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핵잠수함 추진 기술, 극초음속 무기, 정보 및 사이버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오커스(AUKUS)를 추진 중이다. 쿼드와 오커스는 모두 중국의 팽창 무효화를 위한 연대 구성의 일환이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경제 패권이었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 중국은 경제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고 일대일로를 통해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미국의 국내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EU에 대한 관세를 수용하고 미국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제외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지정학적 전략 마련을 위해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 협정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미국이 중국과 안보 및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도록 미국 국내 프로그램에 상당한 공공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1년에는 초당적 기반 시설법을 통해 교통 시스템과 전력망에서 광대역 및 기타 공공 사업에 이르는 주요 기반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1조2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입법부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연구 및 개발, 산업 발전, 신흥 및 파괴적 기술에 대한 미국 정부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 최종 결정했다. 새로운 공공 및 민간 R&D 투자를 통해 미국은 하이브리드 위협을 억제하고 사이버 공격 대응 및 탐지력을 향상하고 허위 정보를 퇴치하는 능력을 구축 중이다.

미국은 5G 네트워크 및 반도체와 같이 미국 기업이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는 분야에서 중국에 엄청나게 의존했다. 이제 미국은 반도체,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이 독자 역량을 달성하기 위해 고안된 ‘중국제조 2025’ 구상에 맞서고 있다.

또한 이민과 관련 미국은 폐쇄 사회가 되려는 국내 압력에 저항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소프트파워 무기고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달려 있기 때문에 이민에 대한 여론을 호전되도록 노력 중이다.

중국은 부상하는 세력이고 러시아는 쇠퇴하는 세력이다. 러시아의 GDP는 1조4800억 달러로 중국의 14조7000억 달러, 미국의 21조 달러와 비교할 때 미미하다. 중국이 러시아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러시아가 중국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국은 적어도 조만간 러시아가 겪었던 것과 같은 위기에 빠지지 않으려고 미국이나 서방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이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 정권 교체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미국 외교 정책의 주요 목표는 극초음속 무기의 진화를 고려할 때 러시아나 중국이 미국에 부과할 수 있는 잠재적 파괴력을 방지하는 원칙적 관심이어야 한다.

미국은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미국은 냉전에서 소련을 주요 적으로 간주했지만 중국과 관계도 마찬가지로 긴장 상태였다.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중국군과 싸웠다. 1970년대 초 닉슨 행정부가 중국과의 개방을 추구했을 때 소련과 중국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

미국은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를 다시 가를 수 있는 여지를 찾아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반대하면서 두 나라가 하나로 뭉쳤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같은 입장이 아니다.

중러 관계의 윤곽은 복잡하고 국익에 따라 형성된다.

최근 중국 해커는 러시아 국방부에 침입하여 러시아 위성 통신, 전자전, 레이더 시스템 관련 민감한 정보를 훔치려 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 및 EU와 광대한 상업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차등적 접근을 모색하는 것은 미국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

유럽과 아시아 모두에서 전면전 가능성을 감안할 때 미국과 동맹국, 중국과 러시아는 다른 국가와 전략적 협력을 수용하면서 상호 이익을 구해야 한다.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국내에 투자하고 새로운 경제 체제를 모색하고 글로벌 대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