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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의 소프트뱅크, 44조원 손실…24일 주총서 투자자 반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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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의 소프트뱅크, 44조원 손실…24일 주총서 투자자 반발 예고

소프트뱅크는 24일 연례 주총을 열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는 24일 연례 주총을 열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지난 한 해 동안 340억 달러(약 44조 원)의 손실을 본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연례 주주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투자자들이 손정의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부터 일본 내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변동성이 높은 신생 기술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대표적인 기술주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를 만들어 알리바바 투자에서 수천 배의 수익을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는 소프트뱅크가 2020년 위워크와 우버 등에서 180억 달러(약 23조4000억 원)의 손실을 냈을 때도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120억 달러(약 15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중국의 디디추싱이 기업공개 이후 그 지분가치가 30억 달러(약 4조 원) 미만으로 떨어지고, 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주식도 주가가 70% 이상 하락했으며 다른 비상장 기술주들이 비슷한 가치하락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바닥나기 시작했다.

라이트스트림 리서치의 설립자 미오 카토(Mio Kato)는 "소프트뱅크의 재정 상태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주주 신뢰가 한계점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지금의 주가하락이 끝이 아닐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후불결재 서비스기업인 클라나와 정보관리 기업인 원트러스트 그리고 반도체 기업 ARM이 구조조정을 했거나 할 것이라고 보고했으며 다른 기술 기업들도 감축이나 자금 조달 등을 보고했다. 앞으로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여러 스타트업과 기술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 소프트뱅크의 이사회에서 누가 적절한 관리 감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이사회는 최근 몇 년간 독립적인 목소리와 힘을 잃었다. 이사회가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이 없고 손정의의 이중대처럼 행동한다는 뜻이다.

이번에 사임하는 사외이사 립부 탄(Lip-Bu Tan)은 공개 사임 서한에서 "더 성공적인 조언을 하고 안전 장치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손정의에 "너무 빨리 내린 잘못된 선택은 회사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주주 총회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이번에 퇴임하는 립부 탄 대신 데이비드 차오(David Chao)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차오는 벤처 캐피털 회사 DCM의 공동 설립자로 기술주 중심 투자전문가다.
데이비드 차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미오 카토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이사회의 강도 저하가 계속되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가 소프트뱅크의 더 나은 거버넌스에 기여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손정의는 소프트뱅크가 올해 더 적은 거래를 수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와 비전펀드2를 합한 평균 투자 규모는 약 25억달러(약 3조2500억 원)로 이전 분기에 지출한 104억달러(약 13조5000억 원)보다 4분의 1이상 감소한 금액이다.

그러나 투자 규모는 작아졌지만 투자를 결정하는 손정의의 '빠른 결정'는 느려지지 않았다. 손정의는 지난 2월 30분간 다다 토모히로와 줌(Zoom) 회의를 한 후 바로 창업자인 다다 토모히로의 AI서비스 기업 AIM에 투자를 결정했다. 그는 줌 회의 이후 기존에 토모히로가 요구한 투자금액보다 2배 더 많은 7400만달러(약 962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소프트 뱅크는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예방 조치로 24일 회의에서 150명의 주주만이 직접 참석해 주주총회를 할 예정이다. 해당 주주총회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주들에게 송출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