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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정치인이 지역구 주민보다 3~7년 더 오래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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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정치인이 지역구 주민보다 3~7년 더 오래사는 이유는

미국 등 11개 선진국 대상 조사… 정치인이 일반 주민보다 고학력·고소득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 정치인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 정치인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인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보다 더 오래 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영국, 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위스 등 서구 11개 선진국에서 공동으로 벌인 조사에서 정치인들이 대체로 지역구 주민보다 3~7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언론 매체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필립 클라크 건강 경제학 교수 등은 지난 20, 21세기에 걸쳐 11개 선진국에서 정치인 5만 7,000명과 그들의 지역구 주민을 대상으로 수명을 비교하는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현직 선출직 공무원과 지역 주민의 기대 수명 조사에서 11개국 거의 모든 나라의 선출직 공무원인 정치인이 일반 주민보다 기대 수명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11개 선진국 정치인이 45세일 때 기대 수명은 평균 85세로 집계됐다. 각국에 따라 일반 주민의 기대 수명은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정치인 보다는 대체로 3~7년 낮았다. 45세 당시에 미국 일반인의 기대 수명은 79.5세, 호주는 82.8세 등이다.

특히 20세기에는 정치인과 일반 주민의 수명 차이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세기에 11개국 정치인이 45세일 때 기대 수명은 59.6세로 집계됐다. 이때 일반 주민의 기대 수명은 55.2세에 그쳐 정치인의 기대 수명이 4.4세가량 길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인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는 빈부 격차에 따른 수명 차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연구팀이 밝혔다. 빈부 격차는 교육과 건강 격차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연구팀이 지적했다. 돈이 많을수록 더 높은 고등 교육을 받고, 학력이 높을수록 건강 관리를 더 잘해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지역구 주민보다 부유하고, 더 높은 고등 교육을 받았기에 정치인이 더 오래 산다고 연구팀이 주장했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 빈부 격차가 1980년대 이후 더욱 커졌다. 전 세계적으로 소득 상위 1%가 부 전체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소득 상위 1%에 속한 계층은 하위 1% 계층보다 평균 15년가량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까지는 정치인과 지역구 주민간 수명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1940년대 이후부터 두그룹 간 수명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서구 선진국에서 여성 정치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60년 이후이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정치인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지역구 여성 주민과 비교하면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