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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페이스북이 점유율 1위 ‘인도 시장’ 때문에 시름 잠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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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페이스북이 점유율 1위 ‘인도 시장’ 때문에 시름 잠긴 이유



국가별 페이스북 가입자 현황. 인도가 압도적인 1위다. 사진=스태티스타이미지 확대보기
국가별 페이스북 가입자 현황. 인도가 압도적인 1위다. 사진=스태티스타


근자에 많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아직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 경영진은 지난 2월 나온 지난해 4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아연실색했다. 무려 16년 만에 처음으로 하루 이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36억7000만달러, 주당 순익은 3.67달러로 모두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지만 일일 사용자가 줄어든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뜻밖의 소식을 두고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의 데이비드 웨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도 시장만의 독특한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웨너 CFO는 당시 이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면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 이용자 감소와 인도 여성


2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타플랫폼스 경영진은 당시에 이미 그 원인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루 이용자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는 실적이 발표된 그 날 메타플랫폼스 경영진에게는 한부의 보고서가 올라갔다.

이 보고서는 인도 시장의 독특한 환경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19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간에 걸친 조사 작업 끝에 작성된 것으로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바 없지만 사내 구성원끼리 이미 공유가 됐던 것으로 로이터가 최근 그 내용을 입수했다.

이 자체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페이스북의 이용자 감소가 인도 여성과 관련이 깊다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요약하면 인도는 페이스북 가입자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지만 상당수 여성들이 페이스북을 외면하는 바람에 시장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

글로벌 인구조사 사이트 월드파퓰레이션리뷰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통계를 기준으로 인도의 페이스북 가입자는 4억1660만명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이 2억4000만명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가 1억7650만명으로 3위, 브라질이 1억3900만명으로 4위, 필리핀이 9100만명으로 5위, 멕시코고 7800만명으로 6위, 베트남이 7590만명으로 7위, 태국이 5850만명으로 8위, 일본이 5580만명으로 9위, 파키스탄이 4920만명으로 10위 순이다.

◇인도 여성이 페북을 꺼리는 이유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인도가 압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므로 성장이 더딘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 이유가 뒤늦게 확인된 셈이다.

페이스북 자체 보고서는 많은 인도 여성들이 페이스북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게시물의 수위에 대한 우려와 페이스북 활동을 할 경우 모르는 남성들이 연락을 해오는 등 추근거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걱정이 인도 여성과 페이스북의 거리를 멀게 하는 요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결론은 명확했고 메타 경영진은 시름에 잠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대책을 세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인도 여성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페이스북이 인도 시장에서 성공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원인은 파악됐지만 사기업으로서는 결코 해소하기 어려운 원인이 파악된 셈이다.

카스트로 불리는 전근대적인 계급이 아직도 존재하는 인도 사화에서 억눌려 살고 있는 여성들이 자유롭게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인도 정부 차원에서도 어려운 일인데 페이스북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다.

메타 대변인은 로이터와 통화에서 “이 보고서에서 파악된 내용만으로 인도 시장 전체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 보고서 내용을 알고 있었을 웨너 CFO가 이용자 감소 이유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을 때 인도 여성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