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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공급망 불안 지속, 기업 적정 재고 확보가 핵심 과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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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공급망 불안 지속, 기업 적정 재고 확보가 핵심 과제 부각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적정 재고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적정 재고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도요타는 일본 제조산업의 핵심기업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다. 자동차는 부품이 많이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자동차 판매가를 저렴하게 하려면 생산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도요타는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도요타 방식’은 일본 기업이 저비용과 재고에 효율성을 두는 생산 방식으로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았다.
도요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고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불가능해지자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 생산 시스템’을 수정해 6개월 가량의 재고를 비축해 두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도요타의 변신은 일본의 많은 기업에 영향을 주었다. 재고량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은 기업도 많고 한때 큰 자산이던 재고 최소화 방식은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혼란 속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다양한 제품 수요가 반등하기 시작했지만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사들은 부품과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량을 늘리지 못했다.

대개 자동차는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려야 하며, 여타 전자 제품들도 2~3개월을 기다리는 것은 다반사가 되었다. 파나소닉은 중국 제품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일본 공장 가동을 부분적으로 중단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Netherlands Bureau for Economic Policy Analysis)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세계 생산량 지수가 3.7% 증가했지만 ‘도요타 방식’이 유행한 일본 생산량은 1.2% 증가에 그쳤다.

일본의 5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7.2% 감소해 2020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들은 오랫동안 재고 최소화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 역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도 자동차 업종 재고 회전율은 0.57개월로 전체 제조업의 1.39개월보다 훨씬 짧았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의 생산량은 2020년 12월부터 2022년 5월 사이에 24%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코로나 동안 부품과 원자재 확보 문제로 발생한 것이다.

1.39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재고 회전 기간으로 정보 통신 장비 및 전자 부품을 포함하는 부문도 생산량이 1% 감소했다. 가전 ​​및 기타 전기 장비의 생산량은 4% 감소했다.

한편, 제조 공장용 기계 및 장비 부문은 1.93개월의 상대적으로 재고 기간이 길어 풍부한 재고 덕분에 생산량이 17% 증가했다. 1.74개월치 재고를 보유한 보일러, 엘리베이터 및 기타 필수 장비 제조업체도 9% 증가했다.

시장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부품과 완제품의 비축량이 많은 제조업체가 공급 지연에 더 잘 대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미국에서는 비용 절감에 효과를 보여 유행했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도입한 적시 생산 시스템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어떤 경우에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권장하고 있다.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부품과 원자재를 비축하고 있다. 전체 제조 부문의 원자재 및 공장 재고 가치는 2022년 1월과 3월에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비록 일부 증가는 저장된 품목의 가격 인상 때문이었지만 2021년 봄 이후 재고 증가는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와 전자 부품 또는 정보 통신 장비 제조업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재고량이 늘어난 산업군은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더 많이 구매하는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의 3월말 재고자산은 279억2000만 달러로 1년 전 대비 32%나 늘었다. 이러한 재고량의 증가와 관련해 공급망 전략에 정통한 일본개발은행 다카시 유시마는 마냥 재고량을 늘리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보 기술을 이용해 시장의 소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이에 적정한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재고를 늘리는 것 외 미국같이 가까운 곳에 부품 공장을 두는 방식, 미국 국내로 부품 공장을 들여오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온쇼어링, 니어쇼오링, 프렌드쇼어링 등으로 공급망 문제해소에 나서고 있다. 물론 기업의 노력만으로 하루 아침에 달성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우방국들과 함께 공급망 안전을 위한 연대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기업들은 국가 차원의 공급망 해결 노력을 잘 지켜보면서 기업 차원의 노력에 더해 국가 차원의 노력을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한편, 재고 축적에도 문제는 있다. 부품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재고 가치가 증가하여 전체 재고 비용이 증가하고 이익이 줄게 된다.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거나 소비자 취향이 바뀌면 재고 과잉이 발생해 기업이 재고 일부를 폐기하거나 재고를 없애기 위해 대량 판매를 보류할 수도 있다.

뉴욕 연준이 운송 비용 및 기타 요인으로 계산한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는 6월에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례 없는 네트워크 중단을 나타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가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되면서 공급 제약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은 재고 전략을 재고하고 효율성과 위험의 균형을 유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