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 연준, 언제 금리 인상 멈추고 인하 시작하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6, 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월가가 예상한다. 연준은 올해 3월에 0.25%, 5월에 0.5%, 6월에 0.75%에 이어 다시 금리를 0.75% 올리는 것이다. 연준은 41년 만에 최고치인 9.1%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통화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연준은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는 긴축 통화 정책을 계속 동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함으로써 ‘기술적 침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침체기를 맞아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릴지 주목된다.

25일 뉴욕 타임스(NYT)는 “이제 연준이 언제 금리 인상을 멈출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월가의 투자자들이 연말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간 뒤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중립 금리’를 지향하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지도, 억누르지도 않는 ‘중립’(neutral) 지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7일 FOMC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한다. 이때 그가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을 사전에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를 내놓을지 월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 기존 발표와 달리 기준 금리를 0.50% 포인트 인상함으로써 ‘포워드 가이던스’가 종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투자자들에게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을 안내함으로써 기업과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다. 연준도 지난 6월 통화 정책회의에서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과 달리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로이터는 “연준이 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죽였다면 ECB는 관에 최후의 못을 박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흔들리고 있지만, 연준은 6월 회의에서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3.4%가량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현재보다 1.6%가 높은 수준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연준이 27일에 금리를 0.75% 올린 뒤 9월에 0.5%, 11월에 0.25%, 12월에 0.25%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은 향후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 지표 동향을 지켜보면서 언제 금리 인상을 멈추고, 언제 다시 금리 인하를 할지 결정한다. 금리 인상 폭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금리 인상에 따른 경착륙이나 경기 침체 우려가 크면 서둘러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다.

WSJ은 투자자들이 내년 중순이 통화 정책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미국의 국채 금리 동향이 하나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3%를 넘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꾸준히 낮아져 지난 22일 2.781%에 마감함으로써 5월 27일 이후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인 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 등 금리 파생상품의 동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린 뒤 내년 6월께 금리 인하에 나서 2024년 중순까지 기준 금리를 2.5%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WSJ이 전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선회 전망으로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를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인플레이션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가 완만해 연준이 경기 침체 이후에도 계속해서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미국에서 올 4분기에도 인플레이션이 7.5~7.8%가 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든, 그렇지 않든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 고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치 아메미야 노무라 증권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개월 동안 근원 CPI의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만약 6월부터 연말까지 0.3~0.7%가량 지속해서 내려가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나 연준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고, 연준은 미국이 경기 침체기에 돌입한 뒤에도 긴축 통화 정책을 계속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