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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남미 자원 부국들 "광물·곡물 값 상승,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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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남미 자원 부국들 "광물·곡물 값 상승, 남 일"

정부·공직자 부패, 생필품 대부분 수입으로 경제력 나아지지 않아

중남미 자원 분포도.
중남미 자원 분포도.
코로나와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으로 야기된 글로벌 수급 차질 속에 원자재 폭등 현상이 나타났다. 구리, 리튬, 코발트 등 주요 광물자원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식량도 마찬가지다. 세계적 기후변동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다 운송 물류 차질로 글로벌 식량시장도 수급 불균등에 식량 가격이 폭등했다.
하지만, 원자재와 식량 부국이 더 부자가 된 것은 아니다. 가격은 분명히 올랐지만 중남미 식량과 자원 부국의 경제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중남미 자원 채굴 근로자와 식량 생산에 종사하는 농부들의 삶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이것은 종종 ‘천연 자원의 저주’ 또는 ‘풍요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원자재가 풍부함에도 부가가치가 없는 제품을 수출하기 때문에 낮은 개발 수준에 갇혀있는 경향이 있는 국가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장 큰 원인은 부패다. 정부와 공직자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 부가가치가 비교적 낮은 1차 산업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종사하거나 교육 수준이 낮다.

산업도 자원 개발과 판매를 해외기업에 맡기고 세금만 받는 구조로 운영해 국내에 관련 산업이 발전할 토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교육을 통해 우수한 산업 인력을 육성하는 데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에 고부가 가치 산업이 저조하며, 자원과 식량을 판매한 후 자동차, 전자제품 등 생필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수입 물가가 높아져 원자재와 식량을 비싸게 팔더라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이런 가운데 경기침체 분위기가 확산되자 자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벌어들인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자원 부국이면서도 경제적으로 윤택한 나라도 있다. 대표적인 예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석유 가격 폭등에 전년 동기 대비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력의 90% 가량을 석유나 천연가스 판매에서 벌지만 4차산업과 건설업에서도 10% 가량의 돈을 벌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제조업의 GDP 내 비중이 낮지만 석유화학과 알루미늄, 비료 등 에너지 연관 제조업 분야의 비중이 높다. 경제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에너지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낮추고 지속가능한 경제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사업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기업 환경은 중동국가 가운데 가장 우수한 편이다. 또한, 사우디는 중동지역 최대 건설시장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건설프로젝트 발주에 힘입어 시장 여건이 양호하다.

사우디는 전제 왕정으로 국왕과 왕족들이 국부를 독점하는 구조이지만 오일 달러로 벌어들인 돈을 국민에게 복지로 나눠주면서, 특히 교육에 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30대 미만인 것도 힘이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유일한 G20 회원국이고 GDP 규모도 세계 18위이다. 사우디는 비록 전제 왕정이지만 생산성과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교육을 개선하고 사회 개혁을 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과거 농업국가였고 석탄 수출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은 높은 교육열과 중앙집중식 개발, 고부가가치 제조 산업으로 변신 덕택에 G2 위상을 확보했다.

좌파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복지를 강조하는 남미는 자원ㆍ식량 생산의 부국이지만 제조산업으로 변신을 하지 못해 여전히 가난한 나라로 남아 있다.

이제 일부 좌파 정부에서 자원을 국유화하고 자원 개발 및 수출을 국내의 기업에게 맡기려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산의 3요소는 인재, 기술, 자본이다. 연구 결과 인재가 생산성의 60%를 차지한다. 중남미 국가들은 인재 육성을 먼저 해야 한다.

인재가 기술을 배우고 전략을 짜고 자본을 유치해야만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고 가난을 극복하고 부자나라가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