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전후 대침체기 당시 지수와 비슷 집권당 대 참패 예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집계한 ‘경제 고통 지수’(misery index)로 보면 이번 중간에서 민주당이 하원 의석을 30~40석가량 잃고, 상원 의석도 몇 석을 빼앗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중간 선거에서는 435명 하원 의원 전원과 100명의 상원의원 중 3분의 1을 새로 뽑는다. 현재 의석 분포를 보면 하원에서 민주당이 220석, 공화당이 211석이고, 나머지는 무소속이 차지하고 있거나 공석이다. 상원 의석은 민주당 50, 공화당 50석으로 나뉘어 있다.
경제 고통지수는 한 나라의 국민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지수화한 것이다. 1960년대 린든 존슨 당시 미 대통령 시절에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이 지수를 개발했다. 이 지수는 실업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더해 산출한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실업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올라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크다.
경제 고통지수뿐 아니라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를 종합해 평가하는 선거 결과 예측 모델에서도 민주당이 불리하다. 인사이드 일렉션스는 민주당이 하원 의석을 12~30석 잃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부 모델 분석에서는 공화당이 45석가량 의석수를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남북 전쟁 이후 실시된 중간 선거에서 집권당은 평균 33석의 하원 의석을 잃었다.
경제 고통지수의 양대 축은 물가와 실업률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월에 41년 만에 최고치인 9.1%에 달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7일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고물가, 고금리 사태 속에서 미국 경제가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노동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여전히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미국 실업률은 1월 4.0%에서 2월 3.8%, 3월 3.6%로 하향 안정되면서 6월까지 3.6%를 유지하고 있다. 3.6%라는 수치는 50년 만의 최저치였던 2020년 2월 3.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실업률보다 집권당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업률이 높아도 실업으로 고통받는 유권자 숫자는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물가가 오르면 거의 모든 유권자가 피해를 보고, 그 불만이 집권당과 집권당 후보를 향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도 올해 11월 중간 선거 때까지 인플레이션 수치가 크게 내려가지 않으리라고 월가가 예상한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 안정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거의 없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