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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졸지에 '음모론자'로 몰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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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졸지에 '음모론자'로 몰린 이유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말이 많으면 탈도 많다'는 격언이 있다.

이 격언이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강의 1인 미디어로서 성역이나 경계 없이 발언을 서슴지 않아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적용될만한 일이 벌어졌다.

객관적인 근거 없이 올린 추측성 트윗 때문에 ‘음모론자’라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인수 계약 파기로 트위터와 대규모 송사에 휘말린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라 가볍게 넘길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문제의 트윗이 그가 트위터에 대한 인수를 접은 이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요즘들어 트위터 게시물 줄어” 의혹 제기


머스크의 트윗에 한 팔로워가 단 댓글. 사진=트위터
머스크의 트윗에 한 팔로워가 단 댓글. 사진=트위터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NDTV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올린 트윗에서 “최근 들어 트위터 계정이 거의 대부분 평상시에 비해 활동량이 적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머스크가 이 트윗을 올린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자신이 그동안 주장해온대로 트위터에 가짜 계정이 많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전체 계정 가운데 스팸 봇(자동 프로그램)을 비롯한 가짜 계정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트위터 측에 가짜 계정 비율을 정확히 알려줄 것을 요구한 바 있는데 트위터가 제대로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트위터 인수 계획을 백지화한 바 있다.

현재까지 13만여명이 ‘좋아요’ 표시를 한 머스크의 이 트윗에 일부 팔로워들은 댓글을 달고 머스크의 의혹 제기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에 소송을 제기한 트위터 측이 머스크를 추종 또는 지지하거나 머스크에 우호적인 팔로워들의 게시물을 은밀히 검열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반대로 머스크에 비판적인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발언 행보에 신물이 난 팔로워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마셔블 “7월 트위터 사용자 감소는 당연한 현상”


허브스팟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름 휴가철 기간의 기업체 관련 웹사이트 트래픽 추이. 사진=허브스팟이미지 확대보기
허브스팟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름 휴가철 기간의 기업체 관련 웹사이트 트래픽 추이. 사진=허브스팟


더 이상 글을 덧붙이지 않아 머스크가 이 트윗을 올린 속내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세계 최강의 1인 미디어답게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그의 발언의 의도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IT매체 마셔블이 머스크가 음모론에 빠졌다며 비판하는 기사를 내 이목을 끌고 있다.

마셔블은 이날 올린 기사에서 “7월 들어 머스크의 눈에 트위터 게시물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것은 다름 아니라 지구가 태양과 모의해 지구의 날씨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마셔블은 “지구 북반구에서는 보통 6월에서 9월까지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지면서 기온이 연중 가장 높이 올라가는 현상이 일어난다”면서 “이 때에 맞춰 많은 사람들은 따사로운 날씨를 만끽하고자 야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마디로 7월은 여름이고 여름엔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감소하는 것이 당연한 현상인데 트위터와 대규모 법정다툼을 앞두고 음모론적 시각에 빠져 근거 없이 엉뚱한 주장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것.

마셔블은 실제로 마케팅 전문업체 허브스팟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름 휴가철에는 매출과 홈페이지 이용자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