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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공약대로 브라질 아마존 지킬 수 있을까?…농업계 카르텔·재정부족·나라분열 등 문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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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공약대로 브라질 아마존 지킬 수 있을까?…농업계 카르텔·재정부족·나라분열 등 문제 산적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차기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차기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진=로이터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현 브라질 대통령이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꺾고 승리했다.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룰라 전 대통령은 50.9%의 득표율로 보우소나루 대통령(49.1%)을 1.8%의 아주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룰라는 브라질 역사상 최초로 3선 대통령 당선에 성공했다. 올해 브라질 대선은 좌파 룰라와 극우파 보우소나루 사이에서 극단적인 이념 대결로 전개됐다.

룰라는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노동자당(PT) 지도자로 2000년대 초반 중남미를 휩쓴 좌파 물결을 이끌어 '좌파 대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보우소나루는 극우파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정치 행각을 보여 '열대의 트럼프'라고 불린다. 그는 현재 공금 횡령 등 각종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룰라는 이번 선거 공약에서 브라질을 국가 주도 경제 성장과 사회주의 정책으로 복귀시키고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막겠다고 약속했다.

룰라의 이번 대선 승리는 콜롬비아와 칠레 선거에서에 이은 좌향화되는 남미 국가들의 '핑크 타이드'를 마무리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변 국가들이 모두 좌파 인사들을 대통령으로 뽑은 가운데 우파로 남아있던 브라질도 좌파로 돌아선 상황이다.

◇직면한 도전


그러나 룰라가 브라질의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직면한 도전은 상당하다. 우선 룰라는 브라질 대선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를 가진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브라질 사회의 분열이 엄청나게 크다는 뜻이다. 그는 당선된 다음 사회를 통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로 룰라는 의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농업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룰라는 여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아마존 수호"공약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브라질의 농업계는 룰라 정부 하에서도 룰라의 공약을 반대하는 막대한 로비를 펼칠 것이다.

재정도 문제다. 룰라는 공공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전문가들은 자금 부족 문제로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우소나루의 선거용 복지로 인해 재정에는 구멍이 나 있으며 금리가 계속 오르는 글로벌 환경도 확대 재정 정책을 펼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보호


룰라는 열성적 환경보호론자로 이번 임기에서 브라질의 열대우림인 아마존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룰라는 "모든 불법행위와 싸울 것"이라면서 "아마존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부터 집권해온 보우소나루는 아마존의 개발 정책을 지지했으며 그의 임기 아래 브라질에서는 불법 벌채, 무차별적 환경 파괴가 허용되었다.

브라질 국립공간연구소(INPE)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첫해인 2019년에만 9천700㎢ 정도가 개간돼 이전 년도보다 약 30%의 숲이 추가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보우소나루 재임 기간에 전반적 삼림 벌채는 50% 이상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60%가 브라질에 있어 브라질은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 방지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이번 브라질 경선은 지구의 환경적 운명을 둘러싼 한 판 승부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보우소나루는 재임기간동안 브라질의 환경을 담당하는 기관을 없앴고 벌목꾼, 토지 개발자 및 목장 주인 등 부유한 사업가들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했다.

룰라는 이번 임기 동안 경제 공동체로 엮인 매우 조직적인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은 만약 룰라가 아마존을 유지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이를 돕기 위한 글로벌 자금이 브라질에 유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그의 당선을 축하했다.

◇보우소나르 불복 가능성


외신은 보우소나르가 지난 몇 년간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고 말하며 그가 대선에서 패배하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선거에 불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국제 사회의 시선은 이제 보우소나루의 선거 승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의회에 강력한 지지 기반이 있으며 룰라에게 "거짓말쟁이"및 "대선을 조작하고 있다"고 말하며 정치적인 공격을 해 왔다.

유명 정치평론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의심할 여지없이 보우소나루 측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반면 아직 의회에는 그의 지지자가 많고 그의 아들들도 정계의 중요한 위치에 있어 보우소나루가 대선에 불복하지 않아도 브라질 정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아직까지 보우소나루는 예상과는 다르게 대선에 불복하는 움직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