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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첫 3선 대통령…보우소나루 꺾고 대선 초박빙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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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첫 3선 대통령…보우소나루 꺾고 대선 초박빙 승리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차기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차기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진=로이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누르고 브라질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개표가 99.1% 완료된 가운데 룰라는 50.8%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보우소나루는 49.2%를 득표했다. 브라질 최고 선거법원은 룰라의 승리를 공식 인정했다.
이번 투표의 성격은 보우소나루의 불같은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질책이었다. 보우소나루는 새로운 보수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나섰지만 브라질이 코로나19 범유행의 최악의 사망자 발생 국가로 악명을 떨치면서 지지를 잃었다.

룰라는 이번 대선에 다시 나서면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 재임 시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구제하는 데 도움을 준 국가 주도 경제 성장과 사회 정책으로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 그는 또한 아마존 열대 우림 파괴를 막고 브라질을 세계기후회담의 리더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대선 승리는 콜롬비아와 칠레 선거에서 획기적인 좌파 승리 이후 라틴아메리카에서 새로운 ‘핑크 트렌드’를 공고히 했다.

1945년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에서 태어난 룰라 당선인은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최대 경제도시 상파울루시 근교로 이주한 뒤 7세 때부터 땅콩 장사와 구두닦이로 가족의 생계를 도우며 궁핍을 뼛속에 새겼다.

10살 때까지 읽고 쓸 줄도 모르는 문맹이었다.

초등학교(5학년) 중퇴 후 14세 때부터 상파울루 인근 상베르나르두두캄푸 지역의 한 금속업체에서 공장 근로자로 일을 하다 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 일부를 잃었다. 그는 이를 두고 "평생 슬픔과 한으로 여겨졌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1969년, 함께 공장을 다녔던 첫 부인을 산업재해성 질병으로 하늘로 떠나보낸 뒤 룰라 당선인은 노조 활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 사망 당시 부인은 임신 상태였고, 치료비가 없어 병원을 가지 못했다고 한다.

1975년 10만명의 노조원을 둔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앞장서며 구속 등 탄압에도 잇따른 파업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덕분에 개혁 성향의 지도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80년엔 상파울루시 인근 3개 지역 노조가 참여한 브라질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1980년 초 산별노조와 좌파 지식인들을 규합해 노동자당(PT)을 창당한 룰라는 1982년 상파울루 주지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1984년부터는 당시 민주화운동의 대명사였던 '디레타스 자'(Diretas ja)로 불리는 대통령 직선제 쟁취 운동을 전개했고, 1986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데뷔했다.

그의 지난 대통령 연임 기간 동안 브라질은 상품 중심의 경제 호황을 누렸고 그는 기록적인 인기 속에 퇴임했다.

그러나 측근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비리는 룰라의 성공 신화에 빛을 발하게 했다.

급기야는 그 자신도 재임시절 부패 의혹으로 퇴임 후에 큰 시련을 겪었다.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016년에 구속된 뒤 이듬해 1심에서 9년 6개월, 2018년 2심에서 12년 1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옥살이를 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 절차에 흠결이 있다"는 2019년 11월 연방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이어 아예 1·2심 선고가 모두 무효가 되면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앞두고, 룰라는 침체된 경제, 더 엄격한 예산 제약, 그리고 더 적대적인 의회에 맞서게 될 것이다. 보우소나루의 우파 동맹들은 의회에서 가장 큰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거듭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펼쳤고 지난해에는 투표 결과 수용 거부를 공개적으로 논의했다. 소식통들은 그의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올 경우를 대비한 보안 준비 등 선거 결과에 대해 그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번 투표는 전자 투표로 진행됐으며 투표 마감 후 2시간 이내에 결과가 발표됐다.

룰라는 내년 1월 1일에 차기 브라질 대통령에 취임한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