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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화 재편 과정 "탈세계화냐 재세계화냐"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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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화 재편 과정 "탈세계화냐 재세계화냐" 갈림길

중국·러시아 배제하는 탈세계화보단 신뢰바탕 재세계화에 무게
세계는 탈세계화를 넘어 재세계화로 나아가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세계는 탈세계화를 넘어 재세계화로 나아가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상승, 공급망 붕괴 및 기후 위기는 수십 년 동안 진행된 세계화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전염병, 전쟁, 에너지와 식량 문제, 공급망 붕괴 등 미래의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 공급망을 재조정하고 다시 탄력적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계화는 상당한 기회를 창출하고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구해냈지만 정보 전쟁, 사이버 전쟁, 경제 전쟁과 같은 위협으로 인해 상호 불신이 높아져 탈세계화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화를 재편하는 탈세계화는 더 많은 비용과 시장의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세계화를 재편하는 과정이 탈세계화로 갈 것인지 아니면 재세계화로 갈 것인지, 이 도전적 과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세계 공급망의 한가운데서 배제하려는 탈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이들을 세계화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장벽을 쌓고 권위주의 국가들만의 리그로 부분적인 탈세계화를 조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 역시 지속 불가능하다.

중국의 14억 인구가 현재의 중진국 소득 국가로 살려면 더 큰 시장이 필요하고 선진국으로 가려면 탈세계화 구도에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다.

또한,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도 세계 시장에 통합되어 혜택을 누리고 싶어 한다. 글로벌 무역은 현재 위기를 회복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재세계화를 주장하는 논리는 간단하다.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더 넓은 시장 확보, 더 값싼 제품 수급, 더 나은 삶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재세계화 위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때


세계화는 갈림길에 서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프렌드 쇼어링ㆍ니어 쇼어링ㆍ‘온 쇼어링’에 대한 압박으로 세계화가 후퇴할 수도 있다. 이는 자유무역 덕분에 신흥시장의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구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제품에 접근할 수 있었고, 기술과 지식이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흐를 수 있었던 지난 40년의 성과를 무산시키는 것이다.

탈세계화 흐름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구현된 국제 무역 규칙을 약하게 만든다. 이것은 더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 국제무역 분쟁의 해결 메커니즘을 무력하게 만들어 소규모 경제가 대규모 무역 파트너에게 괴롭힘당하지 않도록 하는 보호를 없애버린다.

전염병에서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직면한 전례 없는 큰 도전에 직면한 지금은 글로벌 거버넌스를 약화시킬 때가 아니라 강화해야 한다.

◇세상은 더 많은 연결과 개방이 필요


세상은 더 많은 연결을 필요로 한다. 지금 우리의 핵심 우선순위는 대화와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회복력 있고 잘 규제되고 경쟁적인 자본시장을 운영하여 서로 다른 지역 간의 자본, 아이디어 및 기회가 더 잘 소통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은 전 세계 120여 국가와의 무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 위주 산업의 미국이 소모하는 제조 물품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제공하고 있다. 당장 중국이 세계의 제조공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를 대체할 국가는 없다. 대체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 시간 동안 피해를 보는 것은 약자이다.

자유무역은 국가 및 시장 간의 연결성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제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 미래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혁신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회복을 촉진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유무역이 글로벌 GDP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특히 지난 5년 동안 미국과 중국 간의 주요 무역 분쟁, 코로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등이 탈세계화를 불러온 이슈들이다.

하지만 이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의 통합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절실하다. 오늘날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는 수천억 달러의 투자와 공급업체 및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통해 수십 년을 거쳐 형성되었다.

따라서 현재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된 상당한 규모와 효용성 때문에 국가와 기업들은 이를 당장에 전면적으로 해체하기를 꺼리고 있다.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환경에서 미래에 글로벌 질서가 어떻게 발전할지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아프리카, 중동, 남미 등 신흥국과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더 많은 외국인 직접투자와 기술 유입,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 생존과 번영에 도움이 된다. 이들이 보다 잘살게 되면 글로벌 경제 전반이 더 나은 상태로 진화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의 입장 변화이다. 미 상무장관인 지나 러몬도는 중국과 완전 탈동조화할 생각이 없고, 군사적 위협이나 최첨단 제품 생산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기술을 제한하고, 제품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범용 내지 일반 제품 거래는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재세계화는 경제의 견인차인 기업에 동력을 제공


글로벌 경제가 회생하려면 세계화에서 탈세계화로 가기보다는 재세계화로 가야 한다. 즉 상품, 서비스, 금융, 데이터 및 사람의 글로벌 흐름을 재구성할 비즈니스 및 경제 통합에 대한 보다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중단에 집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분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재세계화의 필연성은 저변에서 작동하고 있다.

신흥시장의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력은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다.

또한 전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인 디지털 혁신으로 플랫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자동화 및 생산·물류비용을 낮추는 기타 기술로 정의되는 산업 르네상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는 더 큰 시장을 토대로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다.

지정학에서는 중국과 서구의 세계관이 점점 더 이격되고 복잡해지고 있지만 서로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는 없다. 지구라는 환경 자체를 2등분한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 진행 중인 공급망 문제, 우크라이나 분쟁, 중국과의 마찰은 글로벌 경제를 위기로 내몬다.

글로벌 통합의 역학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해 보이지만 이는 건전한 현상이며 재세계화를 주도하는 대부분의 세력은 기업과 세계에 희망위험보다 기대를 가져다준다.

현재의 탈세계화는 세계화의 성공과 더 많은 상호 연결된 경제를 갖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갈등과 무력 충돌을 막는 더 나은 수단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우리는 사람, 아이디어, 상품 및 문화의 국제적 이동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고, 생활수준을 높이고,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적 진보를 앞당긴다.

기후변화나 질병, 전쟁 예방 등 우리 시대의 주요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글로벌 분열보다는 협업이 더 핵심적인 해결책이다.

세상이 분열되도록 내버려 둔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수십 년간 세계화에서 우리가 목도한 것은 아이디어와 혁신의 전 세계적 교환이 더 좋고 더 번영하는 세상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른 문화나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없으면 기업은 가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기업이 약해지고 회복력이 떨어지면 결과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잃고 정부의 부담은 더 늘어나며 미래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 도전을 받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