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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제2의 FTX 되나? 일부 헤지펀드 하락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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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제2의 FTX 되나? 일부 헤지펀드 하락에 베팅

WSJ, 담보 건전성 등 재정 문제 지적

스테이블코인의 상업어음 보유 감소를 보여주는 테더 생성 차트. 출처=테더이미지 확대보기
스테이블코인의 상업어음 보유 감소를 보여주는 테더 생성 차트. 출처=테더

가상화폐 거래소 FTX 붕괴의 여진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헤지펀드들이 660억달러 규모로 스테이블 코인 ‘테더’에 가락 하락을 전제로 숏베팅했다고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들은 크립토 윈터(암호화폐의 가치폭락과 거래 침체)의 다음 타자가 테더가 될 수 있다며 위기가 올 경우 FTX 때보다도 더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 붕괴 등 가상자산 시장의 위기가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와 연동된 USDT 코인 대출액이 급증하는 등 테더의 재정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더에 따르면 USDT 대출액은 지난 3분기까지 61억 달러(약7조9천억 원)로 전체 자산의 9%에 달했다. 문제는 테더가 코인을 대출하면서 고객에게 받은 담보에 대한 건전성이다.

파산한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의 경우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 받았는데 코인 폭락으로 담보 가치가 대출액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올들어 63%나 하락해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테더는 아직 담보 중 가상자산 비율이 얼마이지 공개하지 않았다.

대출 자체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테더는 올해 초까지 일반 공개자료에 '기업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출은 없다'는 문구를 삽입했지만 2분기부터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특수관계인 대출은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이지 않다. 특수관계인이 중국의 개발업체라는 소문도 여전하다.

블룸버그 등은 이런 상황에서 ‘Fir Tree Capital Management’와 ‘Viceroy Research’ 등 일부 헤지펀드들이 수개월간 테더에 숏 포지션을 보유해왔다고 전했다. 크립토 시장의 대혼란으로 테더의 가치가 발행자 측이 약속했던 달러와의 1:1 연동이 깨질 수 있어 단기이윤 실현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계산이었다.

게다가 FTX의 공동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수사를 이끌고 있는 데미안 윌리엄스 뉴욕 남부지검 검사가 최근 테더 및 테더 임원들의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도 인계 받은 상태여서 테더 위기가 일촉즉발 상황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스테이블 코인 테더가 15일 달러 고정 가치가 깨졌으나 곧 회복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테이블 코인 테더가 15일 달러 고정 가치가 깨졌으나 곧 회복했다. 사진=로이터


한편 샌프란시스코 소재 헤지펀드 ‘Valiant’는 올해 초 시도했던 테더 숏베팅에서는 후퇴했으나 담보 위험만 없다면 한번 더 테더 숏베팅을 시도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또한 ‘Coatue Management’ 등 다른 펀드들도 테더 숏트레이드를 고민했지만 거래상대방의 재무적 위험성 때문에 철화했다고 한다. 숏셀러 ‘Citron Research’ 창업자 Andrew는 “만일 골드만삭스가 거래 상대방이라면 난 테더 숏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크립토 시가총액 2위인 이더에 숏베팅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jk5432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