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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온라인광고 시장 지각변동…‘구글+메타 복점 체제’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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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온라인광고 시장 지각변동…‘구글+메타 복점 체제’ 막 내려

2023년 기준 미국의 주요 기업별 온라인 광고 매출 증가율 전망. 사진=인사이더인텔리전스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기준 미국의 주요 기업별 온라인 광고 매출 증가율 전망. 사진=인사이더인텔리전스

거대 기업 하나가 시장을 싹쓸이하는 상황, 즉 ‘독점(獨占)’ 체제 못지않게 공정한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체제가 두 기업이 시장을 독차지하는 ‘복점(複占)’ 체제다.

복점은 소수의 강력한 기업이 시장을 나눠 갖는 과점(寡占)의 한 형태로 두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시장 가운데 복점 체제로 사실상 굴러왔던 시장에 속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 또는 온라인 광고 시장.

그동안 글로벌 온라인 광고 시장은 세계 최대 온라인 포털 구글과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스가 사실상 지배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두 거대 기업의 온라인 광고 시장 복점 체제가 처음으로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인텔리전스가 최근 펴낸 보고서의 핵심이다.

◇ 구글‧메타 온라인 광고매출 2024년 이후 처음으로 50% 밑돌아


구글과 메타의 미국 내 온라인 광고 시장점유율 추이. 사진=인사이더인텔리전스이미지 확대보기
구글과 메타의 미국 내 온라인 광고 시장점유율 추이. 사진=인사이더인텔리전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인사이더인텔리전스가 주요 기업들이 올해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올린 매출을 조사한 결과 구글과 메타의 비중이 48.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28.8%를, 메타가 19.6%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악시오스는 “디지털 광고 매출과 관련해 두 기업의 비중이 50%를 밑돈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글과 메타는 2014년 이후 온라인 광고 시장을 사실상 지배해왔고 2017년에는 둘의 비중이 54.7%(구글 34.7%+메타 20%)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글로벌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거의 10년간 지속된 구글과 메타의 복점 체제가 마침내 붕괴되는 지각변동이 올해 일어났다는 뜻이다.

그 배경과 관련해 폴 버나 인사이더인텔리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근년 들어 온라인 광고의 무게중심이 대량 판매 전략에서 소비자 중심의 개인 맞춤형 광고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급증했던 온라인 광고가 조정을 받고 있는 등의 이유로 기존 최강자였던 구글과 메타의 온라인 광고 매출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거대 기업이 당장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급격히 퇴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새로 부상한 기업들에 밀려나는 시대가 글로벌 온라인 광고 시장에 새롭게 열렸다”고 설명했다.

◇ ‘월마트‧아마존‧애플’ 새로운 강호 부상


인사이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구글과 메타의 자리를 위협하는, 새로 떠오른 별은 아마존과 애플로 분석됐다.

특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미국 내 온라인 광고 시장점유율은 오는 2024년께 12.7%로 증가해 비슷한 시기 17.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메타와 격차를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온라인 광고 매출 증가세를 기준으로 보면 구글과 메타의 퇴조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인사이더인텔리전스가 올해 대비 내년 온라인 광고 매출을 전망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유통업체로 아마존을 추격해 온라인 사업을 야심 차게 강화하고 있는 월마트의 증가율이 42%를 기록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월마트 다음으로 미국 최대 신선식품 배송업체 인스타카트의 온라인 광고 매출이 4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36%,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30%,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이 20%, 아마존이 19%, 미국 3위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훌루가 13%,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가 10%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구글과 메타는 각각 3%, 5%의 저조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구글과 메타는 둘다 IT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내년 들어 온라인 광고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기업으로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인스타카트가 꼽힌 것이 주목된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