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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내 친 러시아 활동가 그룹, 러시아군에 자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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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내 친 러시아 활동가 그룹, 러시아군에 자금 제공

워키토키 라디오·헤드폰·전화 구입에 사용…독일 검찰, 연루 단체·혐의자 조사중

친러시아 독일 활동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통신장비 등을 구입해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친러시아 독일 활동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통신장비 등을 구입해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로이터
독일의 친러시아 활동가 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군 사단에 자금을 기부했고 그 돈은 워키토키 라디오·헤드폰·전화를 구입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 시간) 폭로했다.

친러시아 활동가 그룹의 중심에 있는 엘레나 콜바스니코바(Elena Kolbasnikova)와 막스 슐룬트(Max Schlund) 부부는 지난해 말 러시아 육군 장교에게 직접 500유로(약 540달러)를 건넸다. 그들의 메시지는 그들이 러시아 군대에 통신 장비의 공급을 제한하는 유럽 연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장비에 지불한 돈을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이터 특별 보고서는 콜바스니코바와 슐룬트가 러시아 국가, 제재 대상인 러시아 단체 또는 극우와 비공개 관계를 유지하면서 친모스크바 입장을 조장하는 독일의 여러 개인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콜바스니코바와 슐룬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설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 문화 진흥 기관인 로소트루드니체스트보(Rossotrudnichestvo)의 베를린 지부로부터 모스코바 여행용 티켓을 받았다고 밝혔다. 베를린 검찰은 이후 이 기관의 베를린 사무소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이 수집한 새 증거는 부부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크렘린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콜바스니코바는 지난 10월 개인 왓츠앱(WhatsApp)으로 그룹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라디오·헤드폰·라디오전화기를 사기 위해 러시아 연방 제42 전동 소총 사단에 500유로를 이체했다"고 썼다. 왓츠앱은 국제적으로 사용 가능한 프리웨어, 교차 플랫폼, 중앙 집중식 인스턴트 메시징 및 미국 회사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소유의 VoIP 서비스이다.

그녀는 "우리는 도네츠크에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최전방에 배치되어 있다. 제 남편은 이 사람들 중 한 명과 함께 복무했다"라는 메시지를 12개 빨간색 느낌표 아래에 대문자로 게시했다.

2022년 2월 25일부터 EU 규정은 러시아 군대를 위한 특정 상품의 공급 또는 구매 자금 조달을 금지한다. 적용되는 상품 목록에는 "무선 장비(예: 송신기, 수신기 및 송수신기)"가 포함된다.
독일 법에 따르면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사람에 대한 형사 처벌은 최대 5년의 징역형이다.

콜바스니코바와 슐룬트는 지지자들로부터 모금한 돈을 우크라이나의 돈바스(Donbas)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Rostov-on-Don)에 있는 러시아 장교 드미트리 트카체프(Dmitry Tkachev)에게 주었다고 트카체프는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돈바스 지역은 주로 러시아가 통제한다.

자신의 사단 상관인 사령관의 요청에 따라 트카체프는 통신 장비를 구입하는 데 돈을 사용하여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 배치된 사단에 보냈다고 그는 말한다. 트카체프는 자신이 42사단에서 복무하며 신호 및 통신을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콜바스니코바는 논평 요청에 "저희 변호사가 답변을 드릴 것이다. 또한 귀하의 거짓말과 도발에 대해서도 추궁할 것"이라고 응했다. 그녀는 변호사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의 질문에 슐룬트(Schlund)는 기자에게 "엿 먹어라, 멍청아"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웃는 이모티콘을 추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42사단의 통신 책임자 대행인 올레그 실킨(Oleg Silkin)은 트카체프가 장비 구매를 담당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상임 통신 책임자인 니콜라이 시트니코프(Nikolai Sitnikov)는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 있으며 특수 군사 채널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로이터는 그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실킨은 구매 세부사항에 대해 묻자 로이터를 트카체프에 다시 소개했다. 독일 내무부, 세관, 법무부, 경제부 모두 콜바스니코바와 슐룬트가 이끄는 그룹의 활동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독일 정부의 언론 서비스는 응답하지 않았다.

슐룬트와 콜바스니코바가 살고 있는 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th Rhine Westphalia)주 헌법 수호 사무국(Office for the Protection of the Constitution)은 부부의 그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공식 설명을 홍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독일의 데이터 보호법 때문에 이들에 대한 개인 정보는 공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사무국은 슐룬트와 콜바스니코바가 러시아 군용 장비 구입을 돕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관련 혐의자 신원사항 및 주요활동 내역

러시아 사관학교에서 공부한 슐룬트는 2012년 독일로 이주했다. 그는 나중에 원래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한 적이 있는 콜바스니코바와 교제를 시작했다.

2022년 2월 24일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부부는 쾰른 시에서 독일 정부에 우크라이나 무장을 중단하고 모스크바와 평화를 맺을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조직했다.

이들은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독일 방문 당시 기부금을 모아 돈바스 지역 주민들에게 의약품 등 인도적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그룹에 정통한 사람에 따르면 42사단에 대한 지원은 왓츠앱(WhatsApp) 그룹의 서포터 서클에 공개되었으며 슐룬트와 콜바스니코바는 그들이 심사한 사람들만 인정한다.

라디오 및 기타 장비에 대한 게시물에서 콜바스니코바는 지지자들에게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녀와 슐룬트는 거래 관련 사진, 음성 메모 및 영수증을 공유했다.

그녀가 올린 한 장의 사진에는 도네츠크 번호판이 달린 소련 디자인의 라다(Lada) 자동차 트렁크에 펼쳐진 장비 상자 옆에 위장복을 입은 신원 미상의 두 남자가 그려져 있으며 전화 수신기, 바오펑(Baofeng) 브랜드 라디오 및 헤드폰 상자를 볼 수 있다. 바오펑(Baofeng)은 중국 회사이다.

슐룬트는 왓츠앱 그룹에 제품 영수증 스크린샷을 게시했다. 영수증은 총 9000루블(125달러) 상당의 워키토키 라디오 5대와 예아링크 SIP-T30P(Yealink SIP-T30P) IP 전화기 5대 구매에 대한 것이다. 개당 약 3000루블에 구입한 이 장치는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다. 예아링크 역시 중국에 본사를 둔 회사이다.

영수증에 따르면 구매는 10월 3일과 4일 로스토프나도누(Rostov-on-Don)에서 이뤄졌다.

콜바스니코바는 42사단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보낸 음성 메모를 게시했다. 일부 음성 메모에서 신원 불명의 남자가 자신의 부대에 필요한 장비를 받기 위한 준비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 음성 쪽지에는 같은 남자가 "안녕하세요, 형제님, 당신이 돈을 주고 받은 주문은 방금 전달되었다... 바오펑 라디오도 구입했고라디오 방송국용 헤드폰도 샀고...내장된 전화기가 아니라 별도로 제공되는 전화기, 모뎀이 있는 IP 전화기, 그들은 박스에 있다. 그것은 매우 유용한 것이다. 기밀 통신도 그것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42사단장님 및 통신부장님께 감사드린다. 당신은 우리에게 통신을 공급했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