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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중국과 충돌 무릅쓰고 대만을 사수하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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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중국과 충돌 무릅쓰고 대만을 사수하려는 까닭

지정학적으로 서방 국가 안전보장에 가장 중요
최첨단 반도체 제조능력은 경제안보 '1등공신'

대만 타이중에서 군인들이 대침공 훈련 중 손상된 차량 수리를 시뮬레이션하고 중국의 침공과 공습 시 무기 시스템 보호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타이중에서 군인들이 대침공 훈련 중 손상된 차량 수리를 시뮬레이션하고 중국의 침공과 공습 시 무기 시스템 보호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미군 공군의 마이크 미니한 사령관이 2025년 중국과 싸울 가능성을 지적한 메모가 공개됐다. 이는 미군 최고 간부가 대만 정세를 둘러싸고 긴장감을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2024년 5월에는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이 교체된다. 이때부터 시진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3기째 임기를 마치는 2027년 가을까지 중국이 대만 통일을 향해 어떠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견해가 커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군이 대만에 침공했다고 가정해 도상 연습을 실시한 보고서를 공표했다. 중국의 대만 장악은 실패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과 일본이 입는 손실도 작지 않았다.

미국이 복합적 위기를 무릅쓰고 대만을 사수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이는 지정학적으로 서방 국가의 안전보장이 매우 중요한 데다 최첨단 반도체의 제조능력에 의해 경제 안보적으로 요충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 고조는 반도체 비즈니스 등에 대한 영향을 포함해 세계 경제에 있어서 큰 불투명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대만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북한이라는 도발적 상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북한이 비록 핵을 가지고 있지만 대만이 중국에 대해 느끼는 정도의 위협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 함께 이를 비호하는 중국이라는 상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고 전략적으로 대만의 행보를 둘러싼 주변국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2001년 이후 중국의 국방비 급증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의 국방비는 1990년대 후반부터 경제성장과 비례해 크게 증가했다. 2021년까지 20년간의 성장률은 연평균 12.8%에 달했다. 절대액으로는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역내에 보여지는 무게감은 확연히 과거와는 다른 위협이다.

특히 항공모함의 배치 등 해양 진출을 향한 ​​토대 만들기를 서두르고 있어 대만을 넘어 태평양으로 나오려는 시도로 보인다.

◇군사 침공 가능성과 대만의 가치


CSIS는 중국에 의한 대만 무력 침공을 상정, 24회의 도상연습을 실시했다. 결론은 “중국의 침공은 단기간에 저지된다”는 것이다. 다만, 미일 양국에 큰 피해를 준다. 많은 전력을 잃는다. 차기 대만 총통이 중국에 가까운 인물이 될 경우 군사 도발 가능성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처럼 반중 정서를 가진 정치인이 총통이 되면 양안 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이 대만 문제를 강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은 중국 해군이 개발 중인 잠수함 발사 대륙간 탄도탄(SLBM)인 ‘JL-3’도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사거리 1만2000km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근해에 배치될 경우 미국 전역, 유럽 전역이 사거리 범위에 들어간다. SLBM은 발사의 징후가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서방으로서는 대만이 중국 근해에서 중국군 잠수함을 저지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대만의 또 다른 중요성은 반도체다. 2022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6146억 달러였다. 기업별로는 상위 10개 중 미국이 7개, 한국 2개, 대만이 1개다. 무엇보다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은 설계에 집중하고 첨단 반도체의 제조는 대만의 TSMC에 위탁하고 있다.

반도체 매출의 17%에 해당하는 1024억 달러를 파운드리 제조가 차지하고 있으며, TSMC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또한 UMC 등을 더하면 대만 기업 점유율은 시장 규모의 70% 정도에 달한다.

따라서, 미국은 TSMC 공장을 유치하고 유사시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장악하면 TSMC가 고스란히 중국 손에 들어가 산업과 군사 등 전방위에서 중국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대만 정세는 2024년 차이잉원 총통의 퇴임으로 더욱 긴장도가 높아질 수가 있다. 중국이 무력 침공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해도 시진핑 총서기가 임기 만료되는 2027년 가을까지 몇 가지 행동에 나서는 시나리오는 부정할 수 없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현상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중국이 대만을 통일할 경우에 대비해 일본, 한국, 네덜란드를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의 재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른바 ‘칩4 동맹’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로 중국 경제는 재가동될 것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중국 투자 확대는 투자하는 나라나 기업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중국을 이롭게 하고 중국의 국력이 더 커지면 향후 대만에게는 치명적 위험을 조장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