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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3월부터 러시아의 원유 5% 감산이 불러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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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3월부터 러시아의 원유 5% 감산이 불러올 파장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 있는 이르쿠츠크 석유 회사(INK)가 소유한 야락타 유전의 디젤 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역에 있는 이르쿠츠크 석유 회사(INK)가 소유한 야락타 유전의 디젤 공장. 사진=로이터
서방이 러시아 석유 및 석유 제품에 가격 상한제를 부과한 후 러시아가 3월부터 하루에 50만 배럴 또는 생산량의 대략 5%를 감산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이를 공식 발표했다.
브렌트유는 사우디에 이어 세계 3위의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감산 소식에 석유 수급 차질을 우려해 이날 배럴당 86.6달러로 2.5% 이상 올랐다.

노박은 성명에서 “생산된 석유의 전량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 상한제’에 직간접으로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석유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러시아는 3월부터 자발적으로 하루 50만 배럴씩 감산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감산이 시장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지만 원유의 수급 차질은 원유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러시아가 감산한 부분을 다른 산유국에서 추가로 생산하지 않으면 석유 흐름에 차질이 발생한다.

석유의 부족은 유가 상승을 초래한다. 하루 1억 배럴 가량을 소비하는데 그 공급이 충족되지 않으면 공급자는 가격을 올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한 사람에게 원유를 판다.

그동안 경제봉쇄로 원유 수입이 줄었던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로 수입을 늘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동에서도 감산이 유가를 올려 자국 수입이 좋아지기 때문에 굳이 증산을 할 이유가 없다. 유가가 오를수록 중동의 가치는 올라간다.
인도와 중국도 지난해처럼 러시아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구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의 감산 결정에 대해 OPEC+로 알려진 석유수출국기구와 그 동맹국의 일부 회원국과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들과의 공조로 감산이 이뤄진다는 말이 된다.

OPEC+ 대표들은 러시아가 감산을 발표한 후 OPEC+가 증산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G7, EU, 호주는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러시아 제재 일환으로 12월 5일부터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해상 러시아 원유에 대해 서방이 제공하는 해상 보험, 금융 및 중개 사용을 금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U도 2월 5일부터 러시아 석유 제품 구매를 금지하고 가격 상한제를 부과했다. 이에 러시아는 가격 상한제 적용과 관련된 모든 거래를 금지했다.

러시아 석유 생산의 감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제재 도입 이후 거의 9% 감소한 지난해 4월이었다. 그 이후로 러시아는 주로 아시아에서 석유 판매를 위한 물류 체인을 구축했다.

러시아의 산유량 감축 결정은 러시아가 속한 OPEC+ 패널이 작년에 동의한 산유량 감축을 그대로 두고 산유국 그룹의 현재 생산량 정책을 승인한 지 불과 9일 만에 발표되었다.

러시아는 러시아 석유 및 석유 제품 판매에 대한 ‘가격 상한제’가 시장 간섭이며 서방 국가의 파괴적인 에너지 정책이라고 항변한다.

지난해 러시아 원유 생산량은 아시아, 특히 인도와 중국으로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2% 증가한 5억3500만 톤(하루 1070만 배럴)이었다.

미국은 이제 시장에 원유가 부족해도 비축유를 더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외교를 발휘해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늘릴 후보로 검토되던 베네수엘라, 아프리카 지역들이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혹은 미국의 오일기업들이 추가 수익을 위해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하지만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감산하는 1일 50만 배럴 외 중국 경제 재개로 필요한 200만 배럴을 어디선가 공급해야만 유가는 서방에서 기대하는 60달러 선으로 안정될 수 있다.

그동안 중국 경제 봉쇄로 1일 20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중국으로 흘러가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질 것이다. 원유 시장은 불안할 것이다.

서방에서는 러시아 석유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했을 것인데 과연 러시아의 감산도 셈법에 포함된 것인지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시장의 예측처럼 석유 생산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유가는 100달러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올해도 자칫 에너지 가격의 폭등으로 인플레이션은 안정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 물가는 불안할 것이다. 더욱이 100%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