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트 디즈니는 확실히 영화 산업의 가장 큰 이름이고, 마블 스튜디오와 픽사와 같은 유명한 프랜차이즈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미디어 분야에서 시장의 선두주자이지만 이 회사는 분명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회사의 최고 경영진은 최근 전설적인 밥 아이거 전 CEO가 2020년 은퇴 후 2022년 말 다시 컴백하면서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디즈니는 최근 2023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에겐 자세히 들여다 볼 여지가 충분하다.
거시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시작하고 실업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건강하게 개선되고 있는 경제의 청신호로 해석되지만,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전혀 다른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세일즈포스 닷컴 같은 회사들은 일제히 비용을 줄이고 현금을 보존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계약 판매 주기와 같은 주요 변수들이 길어지고 있음을 배우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을 지켜 본 다른 업종의 기업들은 덩달아 예산을 줄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수익 성장을 창출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느려지기 시작했다. 성장률 하락은 현금 흐름, 수익성 및 기업의 투자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디즈니는 가장 최근 구조조정을 발표한 회사들 중 하나다. 디즈니 경영진은 실적발표회에서 투자자들에게 55억 달러(약 7조 1500억 원)의 비용절감과 7000명의 직원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 가운데 약 30억 달러는 디즈니의 콘텐츠 비용에서 발생할 것이다. 아이거 CEO가 회사의 스트리밍 사업인 디즈니+의 영업 마진 개선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투자자 발표 내용에 따르면 디즈니+의 가입자는 전 분기보다 240만 명이 줄어든 1억 6180만 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용자당 평균 수익은 지난 분기 3.91달러에서 12월 말 3.93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평균 수익의 증가가 사용자 수의 증가가 아닌 가격 인상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회사가 정리 해고를 발표할 때 이중적인 반응을 보인다. 세일즈포스 닷컴과 같은 특정 사례에서 투자자들이 비용 절감 결정을 칭찬함에 따라 주식은 일시적인 충격을 경험했다.
다른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과감한 계획에 놀라 주식을 매도해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디즈니의 경우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가 3%가량 올랐지만 현재는 수익 전 주가보다 5%가량 낮게 거래되고 있다.
장기 투자자들에게 디즈니 투자에 보다 신중을 기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디즈니의 경영진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수익 증대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중단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