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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이들, 인터넷 배차 운전자에만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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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이들, 인터넷 배차 운전자에만 몰린다

경쟁격화·장시간 운전 등 부작용 부상…도산시 리스금융에 악영향 우려도

중국 교통 온디맨드 서비스 디디추싱 이용 화면. 사진=바이두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교통 온디맨드 서비스 디디추싱 이용 화면.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에서 인터넷배차업계의 운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닛케이(日本經濟新聞)은 27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제로코로나’가 사실상 종료되고 시민들의 이동이 활발하게 되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인터넷 배차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제조업 등에서 고용회복이 둔화되고 경제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덮고 있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남부 광둥(広東)성 선전(深圳)시의 한 남성(33)은 인터넷배차 운전자가 되기위한 자격시험에서 온라인예약을 할 수 없자 시정부에 “완전히 예약이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시험을 치기를 원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선전시 교통당국은 통상 매월 1000~2000명 정도의 시험규모(택시운전 자격을 포함)를 4월과 5월에는 각각 약 8000명으로 확대해 3월중에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시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다.

인터넷 배차 운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운전면허증에다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자격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자동차를 준비해 인터넷배차 플랫폼에 등록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사용하는 자동차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가용차 뿐만 아니라 리스회사로부터 조달한 것도 많다.

◇인터넷배차 이용증가


최근들어 자동차 리스료가 상승하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広州)시의 한 업체는 중국산 전기자동차(EV)의 리스료를 기존 월 3300위안(약 66만2000원)이었지만 지난 1월 춘제(春節, 구정월) 연휴후 3500위안으로 인상했다. 리스회사의 담당자는 “수요가 급회복하고 있다. 차량이 모자라는 것같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전사로 취업하려고 하는 배경에는 배차예약의 증가가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중국 전체의 예약건수가 2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증가한 6억5200만 건에 달했다. 1~2월만 보면 2% 감소지만 지난해 12월까지 추이와 비교하면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로코로나가 끝나고 업무와 행락에 인터넷 배차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배차의 이용증가는 소비회복의 징후를 보여주지만 이 업계로의 노동력 유입을 경제회복 기조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의 도시부 실업률은 5.6%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0.1%포인트 높아졌다. 공업생산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어 제조업 고용이 부진하면서 운전자 증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공장이 모여있는 광둥성 둥관(東莞)시의 30대 남성은 지난 2월 운전자로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한달간 수입이 7000 위안 이상이어서 주 공장근로자의 수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지만 다수의 배차플랫폼에 등록해 승객을 찾는 일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실감하고 있다”고 애로를 설명했다.

◇경쟁격화로 인한 장기간 노동


최근 인터넷배차 운전자와 인터넷 배달원 등 긱 워크(기업들의. 필요에 따라 고용하는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 등의 일자리)를 선택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도시공공교통협회의 인터넷 예약차분회는 주요도시의 운전자의 40%가 1980년대 태어났으며 30%가 90년대 출생자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유로운 근무시간 이외에 주마다 급여가 주어지는 점과 직장의 귀찮은 인간관계가 없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같은 젊은이를 리스업체가 노리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제조업체들로부터 자동차를 한꺼번에 매입해 목돈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대여해준다. 인터넷 배차용 차량등록증은 지난해 56만대가 신규발행됐다. 이는 평년 신에너지차 판매대수의 약 10%에 해당하며 자동차 제조업체로서도 의미있는 업계로 부상하고 있다. 리스회사와 금융기관, 자동차제조업체 3자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차량대수와 운전자수가 증가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인터넷배차 예약수가 증가추세이고 일하려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배차업계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되면 당연히 공급과잉에 빠진다. 운전수 1명당 실수입이 감소하면 리스료의 부담이 증가한다. 차량 변환이 늘어난다면 리스회사의 경영이 악화돼 금융기관의 채무회수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운자경력 4년째인 50대 남성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으로 성립된 일자리”라고 한탄했다. 이전 하루 8시간 정도였던 근무시간이 이제는 10시간이 됐다. 배차플랫폼이 가격인하를 빈번하게 하면서 운임단가가 하락하고있는데다 승객 확보경쟁이 격화해 장시간 일하지 않으면 수입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규참여 운전자가 늘어나 공멸하게 되는 것을 걱정했다.

실제로 제로코로나 정책하에서 시민들의 활동이 줄어들었을 때에는 리스회사의 주차장에 대량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광둥성의 유운담당은 올해 2월 “(성내의) 인터넷배차에 사용되는 차량 대수가 급격히 늘어나 관련기업의 경영에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면서 “이성적으로 취업영역을 선택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인터넷배차 업계가 고용창출 분야이기도 하지만 리스크도 안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인터넷배차업계가 고용이 본격 회복할 때까지의 조정자 역할로서 잘 기능하지만 금융시스템에 악영향을 주는 사태를 불러일어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국경제가 강력하게 회복하는 것이 늦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운전사로서 젊은 나날을 보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