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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업계, 美 IRA 세부지침 재료·부품 분류 범위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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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업계, 美 IRA 세부지침 재료·부품 분류 범위에 촉각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미국 재무부가 31일(현지시간) 전기 자동차 보조금에 대한 세부 지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 해 8월 통과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북미산 전기차를 구매할 때 최대 7500달러 상당의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이다.

IRA는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중국은 특히 IRA가 우려하고 있는 전기차 조립 분야에서 가장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미국에서 북미산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7500달러(약 968만 원) 상당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하는 리튬, 니켈, 망간 등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조달할 경우 3750달러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

핵심 광물 비율은 매년 10%씩 증가한다. 2024년에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 50%를 미국 또는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은 북미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하면 3750달러(약 484만 원) 상당의 세액 공제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중국산 배터리는 사용할 수 없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이 '해외 우려 국가'로부터 공급받은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차량 자체는 미국에서 제작되어야 한다.

또한 IRA 혜택을 받는 전기 자동차는 5만5000달러 (약 7100만 원)이상 가격에 판매할 수 없다. 밴과 SUV의 경우 8만 달러(약 1억1629만 원)이상으로는 판매하지 못한다.

세부지침


로이터는 관계자를 인용해 미 재무부의 배터리 지침으로 인해 전체 또는 일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의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30일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기준에 따르면 약 40대의 차량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산업에서 미국 공급망이 너무 취약해 재무부의 새로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최종 조립'과 '배터리 부품'이라는 용어가 광범위하게 정의되는지 아니면 좁은 의미로 쓰이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RA에서 미국산 배터리 부품 사용은 특정 부품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모든 부품을 대상으로 하는지, 또한 최종 조립이 얼마나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IRA를 주도한 조 맨친 상원의원은 '제조'나 '가공'같은 용어에 대한 법적 정의와 배터리 용 양극재·음극재 및 웨이퍼 제조와 같은 단계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 만약 배터리 전극 내부의 양극재 및 음극재가 구성 소재로 분류될 경우 한국산 제품도 IRA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된다.

한편 맨친은 바이든이 전기 자동차의 재료와 부품을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너무 많이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루이사 산토스 비즈니스유럽 연합 부국장은 "IRA의 차별적 요소가 해결됐는지, 리스 차량이 현지 요건에서 면제되는지, 전환 기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월 미국 재무부 지침에 따라 북미 외의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 자동차를 소비자가 리스할 경우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산토스는 "IRA는 시너지 효과가 큰 기존 공급망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스 차량 조항은 상업용 전기차와 트럭을 임대를 통해 보유한 회사들이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도록 위한 조항이다.

맨친은 IRA의 리스 조항이 미국내 생산을 장려하는 목표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RA 전기차 보조금의 주요 목표는 에너지 안보와 공급 제조망의 확보"라고 지적했다.

핵심 광물


중국에서는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가공해 배터리 팩으로 전환하는 기술에 대해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해왔다. 이에 따라 많은 전기차 업체들도 중국에 의존해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하원 세입위원회 증언에서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엄청날 것이라고 전했다.

옐런은 "IRA의 목표 중 하나는 이러한 핵심 광물과 가공에 대한 공급망을 광범위하게 넓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맨친 역시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인 한 핵심 광물을 공급할 수 있는 국가 목록을 확대하려는 행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기 자동차용 리튬의 주요 공급원인 칠레와 호주 등 국가에도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IRA는 전기 자동차에 필요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광물을 공급하는 미국 및 전 세계 광산 업체들에게 강한 동력이 될 수 있다.

미국 광산 업체들은 배터리 및 전기 자동차 부품에 대해 엄격한 미국산 요건을 부과하려는 맨치의 노력을 지지해왔다.

미국 광산업체들은 배터리 부품을 공급할 수 없는 '우려 대상 외국 기업'을 어떻게 정의할지 주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네바다에 있는 단 하나의 리튬광산만 운영되고 있다. 두 번째 광산인 태커패스는 오랜 법적 분쟁 끝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과의 무역협정


미국과 유럽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아 IRA 혜택에 포함되지 않는다.

맨친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서 "미국과 EU가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일본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채굴 및 가공한 핵심 광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EU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유무역 파트너의 지위를 부여하는 광물 관련 무역 협정을 논의 중이다.

거래 대상에는 리튬, 망간, 니켈, 코발트, 흑연 등 5가지 광물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유럽에 더 많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전에 IRA에 대한 유럽의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