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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국과 가까워지는데…한국, 원유 수입처 다각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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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중국과 가까워지는데…한국, 원유 수입처 다각화 필요

한국의 사우디 원유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사우디 원유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우리 원유 수입에서 사우디 의존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4위의 원유 수입국인 한국은 OPEC 리더인 사우디로부터 정유 공급 구매의 3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1년 전보다 10.4% 증가한 2796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S&P 글로벌 커모디티 인사이트(S&P Global Commodity Insights)의 수입 시장 점유율 계산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5668만 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수입했으며, 이는 해당 기간 전체 정유 원료 수입의 33.6%다.

이러한 추세라면 서울-리야드 외교 및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점증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국의 연간 사우디 원유 수입 비중은 1995년 3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원유 수급의 흐름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을 조정하는 것은 시간이 소요되는 측면이 있지만 한 국가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공급망 관리에서 볼 때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그동안 자유 진영의 리더인 미국과 상호협력 관계였지만 이제 권위주의 진영의 대표인 중국과 협력을 더 강화하고 있어 미‧중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이 문제를 결코 가볍게 볼 수가 없다.

한국은 지난 2~3년 동안 G7이 러시아 석유 거래에 대해 광범위한 제재를 가하고 미주와 아프리카의 주요 원유 생산국들이 유럽 최종 사용자에게 더 많은 원유를 보내면서 수입 다변화 노력에 제동이 걸린 측면은 있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주요 부처 고위관계자들은 리야드를 방문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대표들과 FTA 협상을 재개해 7차 공식 FTA를 맺었다.
또한, 한국 3위 정유사인 에쓰오일은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인 오버시즈가 자금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기공식을 3월 9일 개최했다.

사우디를 제외하고, 페르시아만의 다른 주요 공급국인 UAE로부터 수입한 원유는 2월에 1095만 배럴로 1년 전 234만 배럴보다 거의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제 사우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대만을 공격할 경우 중동 석유를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는 해양 운송 길이 막힐 수가 있다.

우회로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 외에도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산 원유 공급이 확실히 많은 우리로서는 미국이나 멕시코, 카자흐스탄, 호주 등 타 지역의 수입량을 일정 부분 늘려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미국산 혹은 멕시코산 원유가 유럽으로 이동함에 따라 2023년 1월과 2월에 전년 대비 각각 6.1%와 24.9%가 줄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에는 3개월 연속 러시아와 원유 무역 단절을 기록했다. 2022년 러시아 원유 출하량은 서방 제재에 동참한 이유로 전년 대비 61% 감소한 2098만 배럴을 기록한 바 있다.

석유는 산업의 피와 같은 자원이다. 석유는 40% 정도가 운송 용도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산업용과 기타 용도로 사용된다. 이제 전기 자동차 보급이 확산되는 상황이므로 가솔린 차량 소비를 줄이고 이와 연동한 석유 소비도 줄여나가 전체적으로 원유 수입량을 절감하는 노력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