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원유 감산에도 걸프만 산유국 채권 가격 하락세

공유
0

원유 감산에도 걸프만 산유국 채권 가격 하락세

OPEC 로고 앞에 놓인 원유추출기 피규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OPEC 로고 앞에 놓인 원유추출기 피규어. 사진=로이터
투자자들은 지난 주말 OPEC+의 전격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급등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걸프만 연안 국가들의 채권을 매각하고 있는데, 이런 특별한 움직임은 이 지역 채권이 얼마나 비싸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이 4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걸프만 지역의 정부들이 발행한 달러 채권은 유가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3일 신흥 시장에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신흥 시장에서 2025년 만기 사우디아라비아 채권이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이라며 4일 대부분의 채권들이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록적인 하락세를 향해 가고 있다.
누가 팔고 있는지 또는 왜 파는지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출국의 채권 수요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3일 시장이 열리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채권들이 손실을 기록하는 10대 개발도상국 채권 가운데 3개를 차지했고, 아랍에미리트·카타르의 채권도 각각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27년 만기 채권은 수익률이 1.6%포인트 상승한 4.2%로 마감하면서 기록적인 하락을 하였다.

싱가포르은행 두바이 지점의 고정소득 연구책임자인 토드 슈베르트는 "그것은 주로 밸류에이션 때문"이라며 "일본이나 한국 등 아시아의 비슷한 신용등급 국가의 기업들에 비해 스프레드는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한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본사를 둔 알라지은행은 지난주 2028년 만기 이슬람 부채를 미국 국채보다 110bps포인트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매각했다. 이에 비해 한국석유공사는 135bps포인트의 스프레드로 비슷한 만기의 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채권은 원유가 반등이 그들의 재정을 크게 채워주면서 2021년 초부터 다른 개발도상국들보다 앞질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 등으로 신흥 시장 전반에 걸쳐 디폴트 파동이 우려되면서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았던 것이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아르쾀캐피털(Arqaam Capital)의 고정소득 자산관리 책임자인 압둘 카디르 후세인(Abdul Kadir Hussain)은 "지역 스프레드가 이미 글로벌 신흥 시장보다 빠듯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감산으로 인한 엄청난 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채권의 근본적인 역학관계를 바꾸지 않을 것이며, 단지 '안전한 피난처'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감산 결정은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전 세계가 여전히 생계비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역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첫 감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미 행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