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애플 218조원 '실탄' 어디로...디즈니 인수설 끊이지 않는 이유는

공유
2

[초점] 애플 218조원 '실탄' 어디로...디즈니 인수설 끊이지 않는 이유는

애플은 대형 M&A에 늘 소극적이나 20억 대 모바일 장치와 디즈니 콘텐츠 결합 가능성

미국 월가에서 애플의 디즈니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마켓워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월가에서 애플의 디즈니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마켓워치
세계 시총 1위 기업 애플이 1650억 달러 (약 218조 원)의 현금을 쌓아 놓고 있다. 애플이 이 막대한 실탄을 사용해 어느 기업을 인수할지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이 디즈니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월가에 파다하게 퍼졌다. 과거에는 애플이 넷플릭스나 테슬라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었다. 그렇지만, 이런 소문을 믿고 주식 투자를 한 사람은 지금까지 모두 손해를 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이 대규모 인수 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으나 애플은 기업 인수에 늘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애플은 전망 좋은 스타트업을 인수해 키우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애플 창사 이래 가장 규모가 컸던 기업 인수는 2014년에 이뤄진 헤드폰 제조업체 비츠 뮤직과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애플은 최근 거센 열풍이 부는 AI 분야 진출에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애플의 인수·합병 중 AI 관련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했다. 이는 5대 빅테크 중 최대 규모다. 애플은 지난해 2월 작곡업체 AI뮤직, 3월 신용평가업체 크레디트쿠도스 등 AI를 기존 사업에 접목한 업체들을 연이어 인수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역사적으로 애플은 기업 인수에 소극적인 편이었으나 기존 제품과 연계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쪽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의 주가가 뛰고 있는 것도 애플이 기업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25%가 치솟아 2년 연속 다른 빅테크를 압도했다.

애플은 지난 2022 회계연도에 기업 인수 비용으로 3억 60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2020년에 당시의 15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애플은 화려한 기업 인수 합병 대신에 막대한 이익금을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는 데 사용했다. 애플이 2022 회계연도에 이렇게 사용한 돈이 1000억 달러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 현재 1650억 달러의 현금을 쌓아 놓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니덤은 지난달 30일 애플 주식에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로 170달러를 제시했다. 로라 마틴 니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하면 기업가치가 15~25% 오를 것”이라며 “두 기업은 따로 있을 때보다 함께할 때 더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니덤은 애플이 디즈니 인수를 제안한 이유로 두 기업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꼽았다. 하드웨어 플랫폼 강자인 애플과 콘텐츠 강자인 디즈니가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의 상품 수요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게 니덤의 주장이다. 애플은 20억 대의 모바일 장치로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고, 디즈니는 디지털 화면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2006년 애플 산하의 픽사를 74억 달러에 인수했었다.

애플이 오는 6월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개최할 예정이고, 그에 앞서 5월에 2분기 실적 발표회를 진행한다. 애플은 올 1월, 2월, 3월을 2분기로 칭한다. 이전 분기에 애플은 약 1172 달러의 매출과 약 299억 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5% 감소하고, 순이익은 13% 줄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