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산업·비행기 등 아직까진 석유 의존 지속

EV는 여전히 전 세계 차량 판매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몇 년 동안 운송 분야를 선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로 인해 EV 붐이 오랫동안 세계 에너지 시장의 중심이었던 석유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EV 시장의 현재 상태, 석유 수요에 대한 잠재적 영향, 그리고 석유 회사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 지를 살펴보자.
EV 산업의 성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EV-volumes.com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0년 EV 판매는 계속 증가하여 324만 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두 배로 늘었고, 2022년에는 55% 더 증가해 역대 최대인 1010만 대에 달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1년 단지 1650만 대였던 도로의 전기 자동차의 수가 2030년까지 3억 대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한다.
이러한 성장은 경제적인 EV의 가용성 증가, 배터리 기술의 개선, EV 채택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 인센티브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e-모빌리티 게임을 혁신하고 있으며 ICE 모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마감일을 정하고 있다. 또 EV 제조사들은 차량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EV의 증가는 석유를 주요 연료원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분명 석유 산업에 위협이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운송은 전 세계 석유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며, EV의 증가는 이러한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미디어의 추산에 따르면 도로 위의 EV는 하루에 150만 배럴의 석유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는 2025년까지 매일 약 250만 배럴의 석유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BNEF는 2050년까지 전기 및 연료 전지 차량이 하루 2100만 배럴의 석유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일부 산업 전문가들과 경제학자들은 EV를 석유 산업의 숙적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 대학의 경제학자 토니 세바는 2030년까지 전기 자동차가 세계 석유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블룸버그 뉴스의 악샤트 라티는 "모든 F-150 번개는 50배럴 이상의 석유 수요를 영원히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이미 블룸버그는 전기 자동차가 세계 석유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급속한 EV 모멘텀이 석유 산업의 전망을 해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일부 분석가와 경제학자들이 예측한 것처럼 상황이 끔찍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르웨이와 같이 전기 자동차가 이미 전체 신차 판매의 주요 부분(2022년 약 80%)을 차지하는 강력한 재생 에너지 인프라를 갖춘 국가에서는 석유에서 벗어나는 전환이 더 빠를 것이다. 반대로 충전 인프라가 제한적이고 석유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에서는 EV로의 전환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렇긴 하지만 EV가 모든 석유 수요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석유화학 산업은 플라스틱, 비료, 그리고 다른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해 석유를 공급 원료로 사용한다. 또한 트럭이나 비행기와 같은 대형 차량은 아직 전기화가 불가능하고 석유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석유 산업은 이미 전기 자동차의 부상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