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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조업 부활 시도는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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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조업 부활 시도는 '양날의 칼'

미국이 제조업 부활을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한 이후 최근 200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제조업 부활을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한 이후 최근 200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제조업 경쟁력에 미국의 힘을 집중하기로 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미국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규범에 입각한 글로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방국들조차 미국이 권위주의 국가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질서에 대한 제어 담론에 동조해 미국 중심으로 뭉치면서도 미국 우선주의가 제 1의 가치로 발동되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바이든의 이러한 시도는 보호무역 논란, 지정학적 갈등 야기, 미중 갈등에 따른 투자의 비효율성,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투자 집중화 등 미국 중심이나 미국 우위의 국제질서 흐름을 태동하게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미중갈등의 한 축인 중국이 미국 견제라는 공동의 이슈에 결합하면서 자유 진영에 대립하는 권위주의 동맹 결집 흐름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


미국의 제조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GDP와 고용, 혁신 등에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미국의 제조업은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실질 연평균 성장률이 2.0%였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실질 연평균 성장률은 1.2%였으며, 세계에서 50위권 이하였다.

미국의 제조업은 1980년대부터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했다. 1980년에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였으나, 2019년에는 11.4%로 감소했다. 이는 다른 산업 분야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감소로 이어졌다.

2021년에는 GDP의 12.0%로 미세하게 성장했으며,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가치를 포함하면 GDP의 24%를 차지했다. 미국의 제조업은 2021년에 1470만 명의 직원을 고용했으며, 전체 고용의 9.6%를 차지했다.

반면, 주요 경쟁자인 중국은 제조업을 통해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미국의 상품 진열대에서 중국산을 빼면 구매할 제품이 없을 정도이다. GDP에서도 이미 미국의 73%까지 따라왔다.

중국의 제조업은 1980년에는 전체 산업에서 29.6%였으나, 2019년에는 39.7%로 증가했다.

중국의 제조업 비중은 2021년에 GDP의 27%를 차지했으며, 세계 제조업 GDP의 28.7%를 차지했다. 2021년에 1억8000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전체 고용의 13.5%였다. 2020년에 2조5000억 달러의 수출로, 세계 수출의 17.8%를 차지했다.

중국의 제조업은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실질 연평균 성장률이 9.9%였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6%였으며, 세계에서 상위권에 속했다.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미국은 공급망 위기를 직접 목도하고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기 위해 제조업 부활에 나섰다.

미국은 제조업의 경쟁력과 혁신력을 강화하고, 고용과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재생에너지, 전기화, 효율성 향상, 청정 연료, 탄소 포집 등의 분야에서 제조업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Build Back Better Agenda'라는 계획을 통해 제조업에 3000억 달러의 투자를 하려고 했다. 반도체, 배터리, 재생산, 의료기기 등 전략적 분야에서 제조업의 공급망과 혁신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통해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고자 하고, 중국은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두 나라의 제조업 전략과 성과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조업의 위기와 부흥


미국 제조업은 임금 상승과 냉전 종식 등으로 세계화가 가속화된 1990년대부터 약화되기 시작했다. 많은 기술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내 공장과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제조업 부흥을 공약했다. 그는 중국과 제3세계 국가로 공장과 기업을 옮긴 대기업들을 비난하고 미국으로 되돌아오도록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 제조업 부흥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이든 현 대통령은 트럼프를 비판하며 당선됐지만 제조업에 관해서는 비슷한 정책을 유지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국내 제조업을 자극하고 장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수조 달러를 투입했다. 그 결과 2000억 달러가 넘는 제조업 투자 프로젝트가 발생했다.

미국 제조업 부흥의 어려움과 위험


미국 제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미국의 힘을 되살리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조업 붐에 따른 어려움과 위험도 존재한다. 신규 인력, 투자용 부동산, 철도 연결, 에너지 라인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가 보조금 지원과 온 쇼어링 정책으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는 신흥국의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강달러 현상을 야기한다. 이는 신흥국의 고환율을 초래하고 달러 유출을 촉진한다.

미국은 21세기에 새로운 투자로 고용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이는 훌륭하고 좋은 일이지만, 번창하는 제조업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어렵게 만든다. 연준은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한다. 그러나 제조업 투자가 2000억 달러나 급증했다. 이는 미국 전역의 소비와 지출을 부추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조업 일자리를 되살리려는 정책에 집중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미국 은행과 금융 부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사우디 아라비아 등은 미국의 이런 정책을 자국 중심주의라고 비난한다. 신흥국들도 겉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권위주의 국가들의 주장에 동조한다. 미국의 매력외교는 위력이 약해진다.

브릭스가 5개국에서 19개국으로 브릭스는 이미 5개국에서 늘어났다. 러시아 외무부 장관 세르게이는 2023년 2월에 브릭스에 가입하려는 나라가 19개라고 밝혔다. 이들은 올 8월에 남아공에서 모여 신규 회원 가입을 확정하고 달러를 대체하는 자체 무역화폐를 만들려고 한다. 탈달러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의 위대함을 되살리는 것은 제조업 부활에 있지 않다. 세계가 미국을 존경하고 본받으려면, 미국인들이 제조업과 같은 분야에서 제2의 중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는 새로운 시대의 직전에 있으며, 과거 사고방식으로 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려는 것은 역사적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