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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도의 오락가락 외교 이번에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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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도의 오락가락 외교 이번에 다잡는다

내달 인도 모디 총리 국빈 초청, 국방·에너지·우주관련 정상회담

인도의 모디 총리(오른쪽)가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의 모디 총리(오른쪽)가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월 2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모디 총리를 미국으로 국빈 초청할 예정이다. 양국은 자유 진영의 결속 강화와 중국의 국제질서 도전을 제어하기 위해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10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모디 총리를 국빈 초청한다"며 "국빈 방문에는 6월 22일 국빈 만찬과 정상회담 등 다양한 일정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성명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번영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양국의 공통 약속과 국방, 청정에너지, 우주를 포함한 전략적 기술 파트너십을 증진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강화하는 것"이 방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 사회와 독재 사회 사이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도가 자유 진영의 수호자 역할을 해주기를 열망해 왔다. 그는 지난해 대선 후 첫 해외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들은 중국과 같은 경쟁자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준비되어야 한다"며 "인도 같은 나라들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인도 양국은 지난 2월 아지트 도발 인도 안보보좌관의 워싱턴 방문 때부터 군사 장비, 반도체, 인공지능 등 전략적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들 분야는 모두 인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데 필수적인 부문으로 평가된다.

인도는 여전히 군사 장비에서 러시아 제품 의존도가 높아 독립성을 가지려고 한다. 미국산 군사 장비가 좋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역시 필수 산업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첨단 공정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미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인도 전자·반도체 협회에 따르면 현지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1년 1190억 달러(약 156조원)로 추산됐으며 향후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뉴델리는 최근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훈련에 참여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자금원인 원유 구매량을 늘림으로써 미국에 실망을 안겨주었다.
모디와 워싱턴의 관계는 2005년 부시 행정부 때부터 본격적 접점이 있어 왔다. 인도는 미국과 가까워지면서도 항상 실리 외교 노선을 고수했고, 미국으로서는 인도의 오락가락 노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 초청은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지도력 아래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이뤄졌다. 사실 바이든은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 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을 했으나 모디에 대해서는 함구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모디 정부는 정치적 반대자들과 권리 단체들에 의해 비판자들을 표적으로 삼고 침묵시키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바이든의 이런 태도는 인구 14억 대국의 영향력을 감안, 우군으로 삼으려고 하는 데 따른 묵인으로 이해된다.

인도는 올해 주요 국제기구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오는 7월 3∼4일과 9월 9∼10일 SCO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를 차례로 개최한다.

8월 초에는 남아공 브릭스 회의에도 참석한다. 또한 5월에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회의 참석을 요청받은 상태이고 호주에서 열리는 쿼드 회의에도 참석한다.

최근 미국은 중동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철도 건설과 항구 개설 프로젝트에 인도를 포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미국을 연결하는 연대가 새로 형성되었다. 중국의 일대일로를 막기 위한 시도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