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스타트업체, 기업 공개 이후 시총 75% 사라져…고금리와 경쟁 심화로 고전
이미지 확대보기전기차 스타트업체들은 기업 공개(IPO) 당시에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루시드(Lucid)는 지난 2021년 여름 기업 공개 직후 시총이 910억 달러에 달했다. 또 다른 전기차 업체 피스커(Fisker)는 2020년 11월 기업 공개 직후 시총이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기 트럭 제조업체 리비안(Rivian)은 2021년 가을 기업 공개 후 시총이 무려 1270억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이들 업체 모두 주가 폭락과 현금 부족 사태로 고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들 업체가 10일 기준으로 그 당시 시총의 75%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신생기업이 손익분기점에 이르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다른 산업 분야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기차 신생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테슬라는 출범 후 거의 20년이 지난 2020년에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
지난 20세기초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 출범 당시처럼 일부 전기차 업체가 살아남고, 나머지 업체들은 퇴출당하는 운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WP가 전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미셸 그렙스 연구원은 “이는 자동차 업계 데자뷔이고,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픽업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만드는 리비안은 1분기에 13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리비안은 해고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작년 동기 대비 적자를 줄였다.
고급 세단 전기차 ‘에어’를 만드는 루시드 역시 1분기 적자 확대와 급격한 현금 소진을 겪었다. 적자 규모는 1년 전 8100만 달러에서 7억 8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또 1분기에 보유 현금의 절반가량을 써 3월 말 현재 34억 달러만 남아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루시드 측이 밝혔다.
피스커는 올 1분기에 1억 2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 기간에 8400만 달러의 현금을 소진했다. 피스커는 올해 생산 목표를 기존의 4만 2400대에서 3만 2000~3만 4000대로 낮췄다.
전기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억 6910만 달러(약 224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 5290만 달러보다 손실 폭이 확대됐다. 니콜라의 지난 3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은 1억2110만 달러로, 작년 말(2억 334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니콜라는 북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이탈리아 트럭 제조업체 이베코 그룹과 유럽 합작사업을 중단했다. 또 미국 애리조나주 쿨리지 공장의 생산 설비를 일시 중단했다.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gross margin)이 45억 1100만달러(약 5조9951억원), 매출총이익률은 19.3%였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22.4%)를 밑돌았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4%로, 직전 분기(16.0%)보다 4.6%포인트, 작년 동기(19.2%)보다는 7.8%포인트 떨어졌다.
웹부시에서 전기차 분야를 담당하는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이외에 뚜렷한 승자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리비안과 루시드가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브스는 “미니 테슬라 에코 시스템을 갖춘 리비안의 잠재적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