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권도형과 테라폼랩스 사기 혐의로 제소하면서 소장서 밝혀

SEC는 지난 2월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와 대표인 권 씨를 사기 혐의로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SEC에 따르면 테라폼랩스와 권 씨는 무기명증권을 제공·판매해 최소 400억 달러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씨는 해외 도피 중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다.
권씨 측은 미 증권 당국의 제소가 부적절한 권한 행사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21일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권씨 변호인은 스테이블 코인(가치 안정화 코인)인 테라가 화폐이고, 증권이 아니기에 SEC가 관할하는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권씨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직후 미 뉴욕 검찰에서도 증권 사기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뉴저지에 거주 중인 김 모씨가 복수의 투자자들을 대표해 암호화폐 마켓 메이킹 업체 점프 트레이딩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테라폼랩스가 점프트레이딩과 공모해 2021년 5월 19일 스테이블코인 UST 가치 폭락 이후 UST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실제로 UST 가치가 안정적으로 1달러를 회복했다는 오해를 하게 했다는 것이다. 점프 트레이딩은 테라 사업 초기에 루나 등에 마켓 메이킹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C 소장에 따르면 권씨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점프 트레이딩과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 계약을 점프 트레이딩의 요청에 따라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난 2020년 1월에 보낸 이메일에는 점프가 테라와 루나 유동성 개선을 위해 개입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SEC가 밝혔다. 점프는 3년 이내에 루나를 30, 40, 50센트에 살 수 있는 옵션을 보상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의 이메일에 따르면 그 당시에 루나는 20센트에 거래됐고, 2021년 말과 2022년 초에 90센트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점프 트레이딩의 암호화폐 거래 사업부 '점프 크립토' 는 자체 리스크 운영 전략에 따라 미국 내 실물 정산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조성을 멈추기로 했다. 점프 크립토는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지만, 해외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