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인도 공장 건설 제안…현지 생산으로 관세 난관 극복할까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인도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인도 내 판매 및 수출용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 건설을 제안했다.

이번 회의는 테슬라가 인도정부와 현지 부품 및 조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테슬라가 전략을 변경해 자체 공장을 통해 먼저 시장에 진입한 후 판매를 시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서 인도 제조 계획을 묻는 질문에 "테슬라는 우리가 먼저 자동차를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곳에 제조공장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테슬라가 진출하지 않은 국가 중 가장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테슬라는 이전에도 인도 시장에 관심을 보였으며 머스크는 수년 동안 테슬라 인도 출시가 임박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전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인도 진출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

인도 현지 매체 비즈니스라인 따르면 인도는 4만 달러를 초과하는 전기차에 대해 10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보다 낮은 가격에는 7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현지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에 높은 수입 관세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해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인도로 수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테슬라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인도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7종의 전기 자동차를 승인도 받았다.

같은 해 테슬라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의 벵갈루루에 인도 회사를 공식적으로 설립하고 첫 번째 직원으로 마누지 쿠라나를 공공 정책 책임자로 고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입 관세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2022년 인도 시장 진출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테슬라 인도 직원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재배치됐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의에서 전기 자동차의 수입 관세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청정 에너지와 전기차를 주요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여러 인센티브를 통해 이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제조업체 유치를 위해 수입 관세 인하 대신 제조업체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추진 중이다.

인도 현지 매체인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정부 관계자는 "테슬라의 관세 인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다른 여러 국가와도 협상하고 있고 영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중이다. 독일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관세 인하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비즈니스 라인은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음 달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일론 머스크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니틴 가드카리 인도 도로교통부 장관은 "테슬라가 인도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준비가 되었다면 문제없지만 중국에서 자동차를 수입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