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 등 주요 도시 도입 급증
비야디·스카이웰 등 점유율 확대… 유럽발 ‘보안 우려’는 잠재적 변수
비야디·스카이웰 등 점유율 확대… 유럽발 ‘보안 우려’는 잠재적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들이 탈탄소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가성비와 성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 버스가 일본과 유럽 브랜드를 밀어내고 시장을 장악 중이라고 3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 자카르타에서 싱가포르까지… 거세지는 '중국산 열풍'
동남아 각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인센티브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의지가 맞물리며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버스 네트워크인 '트랜스자카르타'는 현재 420대의 전기 버스를 운용 중이며, 이 중 상당수가 비야디(BYD), 스카이웰, 종통 등 중국산이다. 자카르타는 2030년까지 1만 대의 버스를 100%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2030년까지 버스 차량의 절반을 전철화하기 위해 2000대 이상의 전기 버스 구매를 추진 중이다. 최근 BYD가 포함된 중국 컨소시엄이 자율주행 전기 버스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말레이시아는 향후 5년간 수천 대의 전기 버스 배치를 예고했으며, 필리핀 역시 정부 기관 차량의 5%를 전기차로 의무화하면서 중국산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 현지 조립 생산으로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 공략
중국 기업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규제 장벽을 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바크리에 그룹의 VKTR은 중부 자바에 조립 공장을 세우고 BYD 버스를 생산하고 있다. 부품의 40%를 현지에서 조달해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는 첫 기업이 되었으며, 향후 연간 3000대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 남은 과제: 유럽발 ‘사이버 보안’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중국산 전기 버스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차량 소프트웨어를 통한 데이터 유출 및 원격 조작 가능성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중국산 버스의 자율 업데이트 기능을 통한 원격 조작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인도네시아 사이버보안 싱크탱크 CISSReC은 실시간 위치 데이터와 이동 패턴 정보가 전략적 가치를 지닌 만큼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에서는 중국 기술 도입이 정치적 이슈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대 버스 제조사인 유통(Yutong)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주행·제동 등 안전 시스템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원격 조작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결국 저렴한 도입 비용과 우수한 운전 편의성 덕분에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산의 우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각국 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도입할 사이버 감사 정책이 향후 시장 판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