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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중남미에서 영향력 중국에 야금야금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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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중남미에서 영향력 중국에 야금야금 내준다

경제는 중국이 이미 추월…정치·군사에선 미국 우위 굳건

중국은 중남미에서 최근 10년 동안 영향력을 크게 확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중남미에서 군사적인 지배력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중남미에서 최근 10년 동안 영향력을 크게 확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중남미에서 군사적인 지배력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중국의 영향력은 지난 10년 동안 중남미에서 크게 증가했지만,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정치, 경제, 군사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호주의 이스트아시아포럼에 따르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중남미에서 미국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했지만, 군사적으로는 여전히 미국이 이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되고 있으며, 경제 교역에서도 가치를 함께하는 유럽연합(EU)이 중국보다 두 배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들이 중국에 편향된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당분간 미국이 이 지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의 중남미 세력 확대


미국은 전통적으로 중남미에서 경제 패권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중국은 많은 중남미 국가에서 최고의 무역 파트너로 미국을 대체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의 원자재 확보 관심, 증가하는 국부의 투자 및 글로벌 지정학적 야망에 의해 중남미와의 중국 무역은 2000년 120억 달러에서 2021년 43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9개 국가(쿠바,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우루과이, 페루, 볼리비아,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다.

또한 베이징은 외국인 직접 투자 및 대출의 주요 원천이 되었다. 좌파적 성향의 중남미 정부는 점점 더 중국을 실행 가능한 경제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일대일로(BRI)가 큰 역할을 했다. 중국 개발은행과 중국 수출입은행을 통해 665억 달러를 투자했다. 교량, 항만, 수력 댐 및 고속도로를 포함한 지역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파나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쿠바 등 11개 국가가 BRI에 서명했다.

아르헨티나는 2022년 초 BRI에 가입하는 대가로 수십억 달러의 중국 통화 스와프와 자금 조달을 받아 IMF에 단기 부채를 갚을 수 있었다.

2022년 중국과 중남미 지역 사이의 교역은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중국은 중남미 지역의 주요 무역 파트너국으로, 중남미 지역의 전체 교역에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남미에서 중국 기업들은 20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약 480건의 거래에 약 1600억 달러를 투자했고, 주로 인수합병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린필드 프로젝트 및 기타 비재무적 직접 투자는 그보다 적다. 이러한 거래는 해당 기간 동안 해당 지역에서 받은 총 외국인직접투자(FDI)의 5.74%에 불과하다.

중남미 FDI에서 베이징 비중은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이 지역 FDI의 약 70~80%를 차지하는 EU와 미국에 비해 월등히 작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 대출이 고갈됐다. 이 지역 국가들이 금융위기에 빠졌을 때 IMF와 같은 서구 기관들이 구조조정 대출의 대부분을 제공했다.

군사 및 안보 부문에서는 중국이 이 지역에 조금씩 진출하고 있다. 군사훈련을 목적으로 중국으로 가는 남미 및 카리브해 군 및 보안 장관들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 미국의 헤게모니는 여전히 탄탄


중국과 이 지역 사이의 무역 성장이 인상적이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남미에서 최대의 무역 파트너이다. 2020년 이 지역과 미국의 교역액은 7582억 달러였다. 이 중 71%가 멕시코와의 거래였다. 2022년에는 987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수치로, 중남미 지역의 전체 교역에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우방인 EU와 중남미의 총 교역 규모는 2022년 3160억 달러였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로, EU는 중남미 지역의 세 번째 주요 무역 파트너이다. 미국과 합칠 경우 중국의 영향력은 격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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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이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크게 증가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은 총투자의 각각 36%와 34%를 차지하는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이다.

또한 국방 및 안보 부문에서 미국은 여전히 ​​이 지역에서 수천 명의 장교를 훈련하는 주요 목적지이다. 미국은 이 지역 전역에 수십 개 기지와 기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역의 궁극적인 안보 보증인이다.

◇ 향후 전망


이 지역에서 미국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경제 전선에서 중국의 도전이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의 대부분 국가는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중국과의 대규모 무역 및 투자 흐름의 혜택도 원하고 있다.

이 지역의 미래는 중국과 미국의 세력 공존, 미국의 지배력 유지, 중국의 패권 확보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볼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불완전하나 이들에게는 미국을 대신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있다. 이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중국 위안화 거래를 늘리고, 브릭스에서 좀 더 힘을 키워 미국에 자율성을 갖고 대응하려고 한다. 미국의 가장 큰 파트너였던 멕시코도 정치적 이유로 브릭스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중국은 중남미에서 미국이 소홀한 덕분에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미국은 이제 이 지역 우위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파나마에서는 미국의 압박으로 인해 중국 기업으로부터 처음 수주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약이 취소되고 한국과 일본 기업에 넘어갔다. 아르헨티나에서도 화웨이가 낙점될 가능성이 있는 5G 통신망 입찰에 대해 미국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남미에서 중국의 경제적 이득이 어느 정도 정치적·외교적 영향력에 큰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중남미 군사 협력 분야에서도 중국은 점점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마크 스탠리 주아르헨티나 미국대사는 최근 "중국이 중남미에서 군사 주둔을 확대하려 하며, 비행기가 착륙할 경우 서방 군사들이 방어적으로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화권 외 다른 나라들도 중화권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나라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