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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치솟는데…러시아, 헐값에 내다파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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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치솟는데…러시아, 헐값에 내다파는 속사정

서방 제재따른 부족 자금 확보·우크라 전쟁자금 조달 안간힘

러시아는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유한 금을 싸게 내다팔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는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보유한 금을 싸게 내다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은 러시아 경제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에 자금이 동결된 러시아는 에너지를 싼 값에 팔고 생긴 자금 외에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자 보유한 금을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2월 기준 러시아 금 보유량은 약 1370톤으로,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다음이다.
러시아는 금을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며, 매장량은 약 7000톤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자금이 동결된 가운데 굳이 금을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한 안전장치로 보유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전후에 금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대응이자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금을 매각해 전쟁 자금 등을 조달하고 있다.

우선 국내 판매다. 러시아 시민들에게 금을 팔아서 자금을 확보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 13곳 중 5곳이 작년에 57톤의 금괴를 판매했다. 세계 금 위원회(World Gold Council)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시민들은 2021년에 6톤 미만의 금을 샀다. 대략 10배의 금을 산 것이다.

러시아는 시민들에게 금 구매를 권장하기 위해 20% 부가가치세를 폐지했고 2022~2023년 금 판매에 대한 13% 소득세를 없앴다.

해외에도 금을 팔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약 120억 달러 상당의 금을 팔았다. 러시아가 금을 판 돈은 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UAE, 중국, 튀르키예 등 3개국에 몰래 대량의 금을 수출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글로벌 벤치마크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푸틴주머니 사정이 악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자료라고 말한다.

서방의 제재 이후 많은 다국적 은행, 물류 제공업체 및 귀금속 제련업체가 러시아와는 금 거래를 중단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러시아는 중국 등 3개국에 비공식적으로 싼값에 금을 팔아왔다. 이 세 나라가 러시아 금 수출의 99.8%를 차지했다.

이전에는 금 거래는 일반적으로 거래 및 보관을 위해 런던으로 배송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금 시장인 런던 시장을 규제하고 감독하는 런던 금 시장 협회(LBMA)는 2022년 3월 7일부터 러시아 금괴 수입을 중단했다. 영국, EU, 스위스, 미국, 캐나다 및 일본에서는 러시아 금괴 수입이 금지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중국과 튀르키예는 각각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러시아로부터 약 20톤의 금을 수입했다. UAE도 같은 기간에 43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산 금 75.7톤을 수입했다. 공개 기록 외에 많은 금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싸게 구입된 러시아 금은 용해되어 재주조된 다음 개조된 후 비싼 값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러시아는 보유한 금을 팔아도 큰 문제가 없다. 매장된 금을 채굴해서 언제든지 보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력을 투입하고 있으나 최대의 패자가 되고 있다. 푸틴은 전비와 측근 관리 등을 위해 여러모로 돈이 필요하다. 1월과 2월에만 러시아는 약 25억6400만 달러를 지출했다.

2023년 5월 26일 기준으로, 스위스 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 560억 달러를 동결했다. 이는 스위스 은행이 보유한 러시아 자산의 약 25%에 해당한다. 스위스 은행은 러시아의 개인 및 기업 금융 거래도 제한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경제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회의 이후 해외에서 몰래 러시아와 거래했던 중국 무역 기업들도 밀착 검색을 받을 것으로 보여 러시아와의 거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