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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 ‘올해 美 판매 실적’이 갸우뚱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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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 ‘올해 美 판매 실적’이 갸우뚱한 이유

아이오닉5‧아이오닉6 올해 판매량 당초 예상 크게 밑돌아



미국향 2023년형 현대 아이오닉5(왼쪽)와 아이오닉6. 사진=모터비스킷이미지 확대보기
미국향 2023년형 현대 아이오닉5(왼쪽)와 아이오닉6. 사진=모터비스킷

현대자동차의 올해 미국 시장 판매 실적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대적으로 걸고 있는 마케팅 드라이브에도 현대 전기차의 판매량이 시장에서 예상한 실적을 크게 밑돌고 있어서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비스킷이 현대 전기차가 현재 미국 시장에서 겪고 있는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지난 1분기 아이오닉6 판매량 222대 불과


현대차의 지난 1분기 미국 시장 판매 실적. 사진=굿카배드카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의 지난 1분기 미국 시장 판매 실적. 사진=굿카배드카


29일(현지시간) 모터비스킷에 따르면 올들어 현대차의 전체 판매 실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투싼, 엘란트라, 싼타페를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미국의 차량통계 전문매체 굿카배드카가 지난 1분기 기준 주요 업체들의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현대 투싼의 경우 4만6170대가 팔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6%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현대 엘란트라의 경우 3만2473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현대 싼타페의 판매량은 2만1219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34%의 증가율을 기록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렇게 잘 나가는 이 세가지 차종의 공통점은 전기차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당초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

예컨대 굿카배드카의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현대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5736대, 아이오닉6은 222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은 현대차가 가장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여온 대표적인 제품이다.

모터비스킷은 “현대차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더라도 올들어 지금까지 현대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8059대, 아이오닉6은 1112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모터비스킷은 특히 아이오닉5와 동급인 투싼의 판매량이 6만5846대를 기록한 점과 아이오닉6와 비슷한 체급인 소나타이 판매량이 1만9179대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공들이고 있는 두 전기차의 판매량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생산 차질에 아직 약한 전기차 수요 가능성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최신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협찬된 현대 아이오닉5(왼쪽)와 현대 투싼.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최신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협찬된 현대 아이오닉5(왼쪽)와 현대 투싼. 사진=현대차


어떤 배경이 있길래 이처럼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커다란 격차가 발생한 것일까.

모터비스킷은 생산 차질도 한몫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출고되는 아이오닉5의 생산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차질을 빚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는데 이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6도 반도체 수급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어서 두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은 지난해 말 최대 18개월까지 늘어난 적이 있을 정도.

그러나 모터비스킷은 좀더 근원적인 배경으로 전기차 수요가 아직은 약하기 때문일 가능성을 꼽았다.

모터비스킷은 “올들어 지금가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이 미국 전체 판매 실적에 차지한 비중은 3.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스파이더맨 영화에까지 협찬한 차종이 이 정도라는 것은 전기차 자체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아직 적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말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아이오닉5와 투싼을 등장시킨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