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월 70대 판매...전년 대비 350% 성장

9일 일본자동차수입협회(JAIA)에 따르면 지난 2월 현대차는 7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0% 성장한 것으로 1월에 이어 2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월에는 168% 오른 32대가 팔렸다. 누적 판매는 전년 대비 261% 증가한 102대로 집계됐다. 성장률은 높지만, 판매량은 아직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저조한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월 3673대, 폭스바겐 3075대, 르노 725대 등을 판매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009년 철수한 이후 13년 만이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를 내세웠고 100% 온라인 판매, 일본 택시업체인 MK택시와 손잡아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갔다. 또 자사 친환경 차량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인 현대 모빌리티 라운지 교토 시조 등도 열었다.
현대차가 단기간에 이런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아이오닉5가 일본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말 일본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됐다. 한국산 자동차가 역사상 일본 올해의 차에서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었다.
업계는 현대차가 다른 수입차 업체 대비 판매량은 부족하지만,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한다. 재진출을 선언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수입차에 배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일본 자동차 시장 성격을 고려해서다. 실제 일본 자동차 시장은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양식만을 고집하는 잘라파고스(Jalapagos·일본과 갈라파고스의 합성어) 현상이 만연하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적은 판매량이지만 온라인 판매 등 여러 전략을 보여줬던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 양국 간 갈등이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전문가들도 아이오닉5가 자국 도요타, 혼다와 비교했을 때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판매량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이오닉5 외에도 현대차그룹이 판매하고 있는 다른 전기차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더 지켜봐야 된다는 입장이다. 재진출을 선언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정치적인 이슈로 인한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일본 자동차 시장이 보수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최근 정치적인 이슈가 있지만, 이로 인한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시장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