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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사우디 감산 소식에 속으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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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사우디 감산 소식에 속으로 웃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를 감산할 경우 러시아가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를 감산할 경우 러시아가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일방적인 석유 생산 감축이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결정함에 따라 어떠한 추가 비용도 부담하지 않고 시장에서 유가가 상승하면 판매되는 배럴당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회의 이후 일일 100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추가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으로 유가는 앞으로 일정 수준 오를 수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 경제에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 주요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지만, 러시아도 큰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석유 수출 확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사우디가 감산한 빈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사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비롯한 고강도 경제 제재를 받았으나 석유 수출은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심각한 타격을 입기는커녕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기 전보다 좋은 수출 실적을 보이며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중국과 인도의 적극적인 수입으로 별다른 손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러시아가 수출한 석유는 지난 2월 하루 810만 배럴이었다.
IEA는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직후인 지난 2020년 4월 이후 최다 수출량”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보다 석유 수출 물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다만, 인도와 중국 덕에 석유 수출량이 크게 늘었으나 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이익은 줄었다. 이유는 제재 때문이다.

러시아산 원유는 제재로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8∼13달러 정도 싼 가격에 국제시장에서 거래된다. 전반적으로 전쟁 직후 급등한 유가가 안정된 이후 수익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들어가고 석유 수요가 늘어나 유가 상승이 일어나면 러시아 석유 판매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이 초래할 유가의 상승분을 러시아가 모두 독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 등 추가 생산이 가능한 다른 일부 국가에서도 이 몫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