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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술기업들, 외국인 투자이탈·미중긴장·경제회복 지연 등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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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술기업들, 외국인 투자이탈·미중긴장·경제회복 지연 등 '3중고'

중국 온라인 비디오 게임 회사 빌리빌리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온라인 비디오 게임 회사 빌리빌리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2년 전 미국 월가 투자자들이 급부상하는 거대 기술기업에 투자 붐이 거세던 시기, 중국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빌리빌리의 시가총액이 540억 달러에 달했다.

그렇게 치솟던 나스닥 상장기업 빌리빌리의 시가총액이 지금은 약 65억 달러로 떨어졌고, 이런 폭락은 남아있는 현금까지 고갈시키며 부채 상환을 앞당기고, 급격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이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빌리빌리의 어려움은 중국 기술계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를 보여준다.

해외 투자자들은 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이 수익성 좋은 인터넷 대기업 주식도 팔고 있으며, 중국 내 가장 유망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주저하고 있다.
지난 주 거대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 캐피털은 중국 사업을 별도의 기업으로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굴복한 가장 최근 사례가 되었다.

외국 자본의 중국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불안정한 경제 회복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에 잠시 뛰어 오른 중국의 기술주들이 하락했고, 이같은 하락세는 투자자들은 물론 직원들까지 뉴욕과 홍콩 상장 중국 기술 기업들의 평가 절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홍콩의 한 주식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후퇴하고 있고, 경제는 재앙수준이다"라며, 지난해 JP모건이 중국 인터넷 주식을 "투자할 수 없는 주식"이라고 표시해 논란이 되었던 점이 이제와보니 잘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들까지 피해를 주고있는데, 이들 기업들은 긴축 운영과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며, 직원들을 비용절감과 임금 하락의 끝없는 사이클에 빠뜨려 그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S&P Capital IQ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국의 10대 기술 그룹은 총 3,000억 달러의 시장 총액이 증발했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거의 5조 달러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투자자들 머릿 속에는 치솟는 미중 긴장의 후과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에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사라진 러시아 기업들에서 그리고 있다.

여기에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미국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 제한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 이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와 같은 중요한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 제한을 위해 고안된 수출 통제를 추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역사적으로 민간과 공공 시장 모두에서 중국 기술 기업에 적극 투자해 온 서방의 연기금을 포함한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연기금인 온타리오 교직원연금 계획은 2년 전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주식에 거의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두 회사 모두 현재 최고 투자 대상 기업 목록에도 들지 못했고, 최근 그러한 거래를 주도했던 홍콩 팀을 해체했다고 한다.

미국의 투자 거인 워런 버핏도 지난 1년간 중국 전기차그룹 BYD의 지분 절반 이상을 조용히 매각했으며, 미·중 지정학적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지정학적 위험'을 재평가한 뒤 올해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가 곧바로 매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중국 주식 전략가 위니 우(Winnie Wu)는 특히 중국 인터넷 그룹의 미래가 밝지 않아 보인다는 데 동의했다. 그녀는 "한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했던 주식 종목과 섹터가 더 높은 자본 조달 비용과 더 많은 하락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S&P Capital IQ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나 홍콩에서 거래되는 순익(net-net)기업, 즉 유동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금액이 시가총액보다 큰 중국기업이 252개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텐센트가 지원하는 DouYu와 같이 주가가 매우 하락한 기업도 포함된다. DouYu는 8억 8000만 달러의 순현금, 3억 2300만 달러의 시가총액을 가진 수익성 높은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경기 침체가 수그러들지 않자 기술 기업 그룹들은 자사주 매입과 경영 효율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중국의 한 대형 기술 투자자이자 몇몇 주요 기업의 이사는 주가가 너무 낮은 상황에서 그러한 전략은 합리적이며, 그 회사 주가를 끌어올려 롱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하락은 빌리빌리와 같이 소규모이고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경영진들은 상여금 삭감 및 직원 해고를 하며 나아가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일부 사업부서를 축소했다.

한 때 치솟았던 회사 주가는 이제 그 도전을 더욱 첨예하게 만들고 있다. 주식이 계속 상승할 것에 베팅하며 빌리빌리 그룹에 29억 달러를 빌려준 투자자들은 이제 전환사채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옵션과 충동을 갖게 한다.

빌리빌리는 6월 중순까지 17억 달러를 들여 전환사채를 재매입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20억 달러로 줄었다. 또한 내년에 다른 9억 달러의 부채 상환에 직면해 있는데, 이는 특정 비현금성 충당을 조정한 이후 지난 12개월 동안 총 9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과 함께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중국의 최대 기술 회사들도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1년간 잉여현금흐름의 약 절반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고, 2만 4,000개의 자리를 없앴다. 또한 향후 6개의 기업으로 그룹이 분할될 경우, 추가적인 일자리 축소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원들은 급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식 상여금의 가치가 떨어지고 업무량은 증가하면서 2배 이상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텐센트의 한 개발자는 그 보수는 더 이상 압박도 아니다며, "모두가 1인 3역을 하고 있다. 현재 현금 유동성이 크지 않아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에 매진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의 황금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