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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만으론 역부족…중국, 경기부양위해 12개 시책 추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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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만으론 역부족…중국, 경기부양위해 12개 시책 추가 마련

중국 베이징 소재 중국인민은행 건물(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소재 중국인민은행 건물(사진=로이터)
중국인민은행이 부채 급증과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단기 정책금리를 잇달아 인하하며 흔들리고 있는 중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 강화에 나섰다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조치가 이전 경기 침체기 지원책과 비교하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음에도 15일(목)부터 기준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이러한 통화정책 조치 외에도 부동산 및 내수 분야 등 지원책을 포함해 광범위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진핑 정부가 연초 소비 주도의 급등세가 점차 사그라들자 경기 둔화에 대한 정책 입안자들의 우려가 강조되면서 기존 경기부양에 대한 신중한 접근에서 벗어나려는 입장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떤 경기 부양책의 영향도 이미 지방 정부와 부동산 부문에서의 확장된 재정상황에 의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라홀딩스의 루팅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통적인 경기부양 수단이 효과를 낼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높은 지방정부 부채, 비효율적인 투자, 자원 낭비 등 과거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의 높은 부채비율은 "지원 정책 패키지를 내놓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제 아침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중국 금융시장은 비교적 잠잠한 상태였다. 이는 통화정책만으로도 경제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는 여전히 약하고 가계는 대출을 꺼리며 인플레이션은 제로에 가까우며 세계 경제가 둔화됨에 따라 수출은 위축되고 있다.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통 국민부터 정부의 정책 입안자까지 모든 사람들이 경제 회복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며, "더블딥 경제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고 금리 인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뉴스 발표 이후 1% 미만 정도 상승했다. CSI 300 지수는 13일(화) 0.5% 소폭 상승했다. 중국 주식 시장은 거의 1년 반 가까이 약세장을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은 중국인민은행이 올해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3분기에 은행 대출 활성화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기관 지급준비율을 25 bps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경제의 성과에 따라 4분기에 또 다른 지급준비율 조치 즉 금리 인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쿼리그룹은 3분기에 중국인민은행의 1년 만기 중기 대출 금리가 10bps 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MLF 기준금리를 10bp 인하하면 성장에 미미한 영향을 미쳐 2023년에 0.1%포인트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시그널 효과로 인해 작은 인상이라도 자신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더 큰 부양책이 필요하는 점을 시사한다.

외신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여러 정부 기관에 의해 초안이 작성 중이며, 부동산 및 내수 분야 등 지원을 위해 최소 12개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핵심적인 지원분야는 부동산 시장이다. 규제 당국은 주택 공급 보장을 위해 미상환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비용을 낮추고 국유 정책은행을 통해 대출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다고 한다.

중국 국무원이 이르면 이번 주 금요일에 관련 정책 논의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언제 발표되거나 시행될 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해졌다.

판테온 거시경제의 던컨 리글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경기부양의 목표는 견조한 성장 촉진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약 5%'의 GDP 성장 목표와 일치하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부양책이 만들어 내고 해결까지 거의 10년 세월을 보낸 유물같은 부채 폭탄의 반복을 경계하고 있다.

비록 정책 입안자들이 성장 촉진책으로 부동산 투자 촉진같은 오래된 전략의 구사를 꺼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약세는 중국 경제의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인민은행이 부동산 부문에 돈을 쏟아부어 집값을 폭등시킨 2015-2018년 판자촌 개조 프로그램의 반복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가 주택 시장에 대한 경제적, 재정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몇 년간 L자형 경제 회복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규제당국이 지방 도시들이 계약금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며 주택 구입 제한을 부분적으로 철회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판자촌 개조 프로젝트와 유사한 소도시에 대한 중앙은행의 자금 지원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규모는 더 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지난주 "주기적 조정의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정책의 유연성을 시사했는데, 이는 일부 분석가들이 말하듯이 달리 말하면 더 완화될 것이다는 점이다. 그는 수요 회복이 공급 회복에 뒤처진 만큼 "실물경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번 중국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도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결정이 동기가 됐을 것으로도 보인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위안화 압박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통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3.6% 약세를 보이며 아시아 통화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매쿼리의 래리 후(Larry Hu) 중국 경제 책임자는 화요일 금리 인하는 중국의 입장이 더 지지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방향으로 다양한 정책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정책이 유일한 게임 체인저"라며, "이번 금리 인하는 정책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지지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고, 이는 지난 4월 이후 경기 부양책의 축소에서 상당한 변화다"고 덧붙였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