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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트남, 전력난 해소 위해 중국서 전기 끌어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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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트남, 전력난 해소 위해 중국서 전기 끌어다 쓴다

베트남전력공사, 6800만kW 긴급 구매 계약 체결

전력난에 봉착한 베트남은 이웃 나라인 중국과 라오스로부터 전기를 수입하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력난에 봉착한 베트남은 이웃 나라인 중국과 라오스로부터 전기를 수입하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사진=로이터
베트남은 6월 들어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공단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북부 산업단지와 인근 지역에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활전기는 물론 산업전기가 부족해지자 절전과 시간제 전력 배송 외 중국으로부터 6800만kW를 긴급 구매하기로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남방전력망(China Southern Power Grid)은 지난 5월 베트남이 물 부족으로 전력 부족에 직면한 상황에서 베트남전력공사(EVN)와 전력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일대일로 웹사이트의 정보를 인용해 베트남 접경지인 중국 광시 좡족자치구 둥싱에서 베트남 몽까이까지 110kW 라인을 통해서 베트남으로 전기가 송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남방전력망의 광시 발전소가 이 프로젝트의 주요 운영자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라인으로 매달 약 6800만kW의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측은 연결된 장치의 안전한 작동을 책임진다.

양측은 장기적인 협력을 유지하고 전력에 대한 장기적인 협력 및 구매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으로부터 매달 총 6800만kW의 전기가 새로 공급되면 정전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의 전력 공급 실태와 중국 의존


베트남은 전력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많은 나라이다. 매년 고질적으로 전기 부족이 문제가 되어 왔다.

베트남은 매일 생산하고 출하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품 생산공장에다 엄청난 전력 소비량을 가진 데이터센터, 매일 충전해야 하는 가전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수요로 전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EVN은 현재 북부지방 전력 40% 이상을 담당하는 수력발전소 12개 모두가 수위 저하로 발전을 중단했거나 발전량을 줄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초부터 전력난이 심각해져 일부 공장과 호텔에 단전 사태가 발생했다. 지방정부는 일부 산업단지 생산시설에 선택적 24시간 정전을 적용하는 등 전력난 극복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베트남은 수력에서 액화천연가스(LNG)에 이르는 다양한 전력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더 빨리 늘어나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베트남은 많은 인구, 강력한 경제성장 그리고 기존 석유 및 가스 분야의 매장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수입 시장 중 하나이다. 베트남의 연간 전력 수요는 향후 10년간 매년 10~12%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전력 생산량은 연평균 5.7%에 불과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에 전기가 부족한 것은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고, 신규 발전소 건설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후 변동도 악영향을 주었다.

베트남 정부는 전력 수급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까지 1000억kWh의 전력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발전소 건설을 확대할 계획이고, 건물의 단열을 강화하고 에너지 절약 조명을 보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력 사용량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수요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 중국에서 전기를 수입하는 것 말고 라오스에서도 전기를 수입하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라오스와 중국으로부터 전기 수입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힐 정도로 자체 전기 조달이 쉽지 않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베트남은 2004년부터 광시와 윈난성의 5개 채널을 통해 전기 연결선을 구축했다. 그 이후 중국은 441억kWh 이상의 전력을 송전했다. 2016년 3월 광시 채널은 중단되었지만, 윈난 채널은 계속 운영되고 있다. 윈난 운하를 통해 연간 약 20억kWh 전기를 수입하고 있다.

올여름 전력 부족은 베트남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박닌성과 박장성의 산업단지에서 교대로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삼성과 폭스콘 제조 공장이 있는 곳이다.

물이 부족한 수력 발전으로 인한 전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전력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전개


전력 부족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기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소매 가격과 투입 비용 상승 사이의 큰 격차로 인해 상당한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에너지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연평균 GDP 성장률이 6~8%인 베트남의 전력 갈증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 이 엄청난 수요를 맞추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이제 베트남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전력망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촉진을 유도하려고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