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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흑해 곡물 이동' 안전 위해 러시아와 은밀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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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흑해 곡물 이동' 안전 위해 러시아와 은밀한 거래

유럽연합은 곡물의 흑해 안전 이동을 위해 러시아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은 곡물의 흑해 안전 이동을 위해 러시아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EU가 러시아 농업은행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자회사를 설립하는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세계 시장에 식량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 곡물 거래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 은행들이 서방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극히 이례적 제재 조치 완화로 러시아의 군대가 흑해 곡물 거래를 차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 정부와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는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고 크렘린궁도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유엔과 튀르키예는 모스크바가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악화된 세계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120일 동안 흑해 곡물 계획(Black Sea Grain Initiative)을 중개했다. 이후로 세 번 연장했지만 7월 말에 만료될 예정이다.

이 곡물 계획 협정이 체결되기 이전인 2022년 2월 25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항구 인근 흑해에서 2척의 상업 선박을 공격했다. 러시아는 파나마 국적의 대형 화물선인 나무라 퀸의 선미를 미사일로 공격해 선박에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선박의 흑해 이동은 급감했다.

러시아 해군은 흑해와 아조프해, 지중해에서 활동한다. 2만5000명의 인원이 약 40척의 수상전함(전투함, 상륙함, 지뢰전함)과 지원 및 보조함을 갖추고 있으며, 7척의 잠수함이 활동하고 있다.

흑해 곡물 계획에 따라 러시아군의 방해 없이 3200만 톤 이상의 옥수수와 밀이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고 있다.
모스크바는 3일(현지 시간) 협정 갱신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럽 곡물 무역상들은 “러시아가 양보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선적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러시아군 속성상 바로 선박을 공격할 것이기 때문에 계약은 무모한 것이 된다.

EU에서 고육지책으로 러시아를 달래기 위해 은행 제재를 완화하면 러시아자금 사정이 개선되어 제재의 효과가 떨어진다.

러시아는 곡물 협정을 연장할 이유가 없다고 강경 입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소식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전범 국가 협박에 제재조치를 완화할 경우 러시아의 강압이 곳곳에서 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직접 피해는 우크라이나가 받고 있지만 흑해를 통해 곡물이 이동되지 않을 경우 중동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식량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전 세계 경제에 파급 영향을 준다.

현재 유엔-EU-러시아는 중개 회담을 통해 모스크바의 은행이 곡물 수출과 관련된 지불을 할 수 있도록 SWIFT 시스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외에 농기계 및 부품 공급 재개와 보험 및 재보험 제한도 풀어줄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시한은 늦어도 7월 중순까지이다. 조만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EU를 방문해 나토 정상회의를 갖는다. 여기에서 이 문제는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U 차원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추가로 강화하는 가운데 제재의 핵심인 은행 거래를 제한적이지만 곡물 거래를 위해 풀 것인지는 단순히 이 문제에 국한되어 끝나지 않는다. 러시아의 집요한 허점 파고들기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