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릭스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짐 오닐(Jim O'Neill)의 평가다.
다음 주 브릭스 그룹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15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브릭스(BRICS)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골드만 삭스의 전 경제학자인 짐 오닐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브릭스 블록의 회원국 확대를 논의 중에 있는 상황에 그 신흥국 그룹이 자체 공통 통화를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짐 오닐은 골드만삭스의 수석경제학자로 2001년 리서치 보고서에서 '브릭스'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후 8년 만에 처음 그 국가들 정상회의가 시작했고, 그 이후 이제껏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은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 지위에 이의를 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올해 브릭스 정상회담을 주최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브릭스 공통 통화가 이번 정상회의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짐 오닐은 경제적 격차가 큰 5개 국가가 공통 통화를 만드는 것은 실행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브릭스의 다른 정치인들이 국제간 '거래 통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그저 우스꽝스럽다'는 표현을 했다.
짐 오닐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경제적 잠재력과 이들을 포함해 세계 경제 및 정치적 거버넌스의 재구성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골드만 보고서에 '브릭스'란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는 스스로 브릭스란 용어를 수용해 2009년부터 정상회담을 열어오기 시작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현재 수십여개 국가들이 공식 또는 비공식 브릭스 가입에 관심을 표명한 가운데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가입 이후 추가 회원국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회원 가입 기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브릭스 확대 이슈가 5개 국가의 중요 의제로 대두되었다.
올해 초 사우디가 2014년 브릭스 회원국들이 세계은행의 대안으로 세운 대출기관인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이하 NDB)에 가입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이후 이집트, 방글라데시, 아랍에미리트 등이 가입하고 있다.
현재 영국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의 수석 고문인 오닐은 "그들이 강력한 상징성을 넘어 무엇을 달성하려고 시도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달러의 지배력은 신흥국들에게 유리한 면이 없다고 말했다. 달러의 역할은 세계 경제가 전개되어 온 방식에서는 이상적이지 않다며 모든 경제 국가들이 미 연준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내린 결정에 무엇이든 무한 반복되는 왜곡에 의존해 살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30억명 인구 이상의 브릭스 회원국들이 무역 거래에서 브릭스 화폐 사용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레슬리 마스도프 NDB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한 언론매체에서 브릭스는 공통 화폐를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기소로 회담에 불참키로 한 뒤 정상회담을 재조정해야 했다. 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으로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하고 푸틴 대통령은 원격 참석이 예상된다.
중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브릭스 회원국을 지구 남반구 국가들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가운데 인도가 추가 회원국 가입 제안을 반대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어떤 사항에 대해서도 합의하지 않는다면 서방에겐 좋은 일이다.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달러의 지배력은 훨씬 더 취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짐 오닐은 종종 중국 지도자들에게 "끝없는 역사적 싸움은 잊고, 인도와의 몇 가지 큰 이슈에 대해 (포용력을 발휘해) 리더십을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그렇게 된다면 세계가 중국을 조금 더 중요하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