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최근 두 달간 네덜란드와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에서 기록적인 액수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7월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은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29억 달러에서 70% 이상 증가했다. 수입품목은 주로 네덜란드 ASML의 리소그래피 스캐너와 일본의 에칭 및 웨이퍼 코팅 기계 등이 차지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통제 조치를 취했다. 네덜란드와 일본도 미국과 협력해 칩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으나 미국 조치와는 시차가 있었다.
일본은 지난달 23일부터 첨단 반도체 노광·세정 장비 등 수출 시 개별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제를 시행했고 네덜란드도 다음달 1일부터 반도체 생산 설비 수출 시 정부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중국 업체들은 규제 시행 후 장비 수급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발 빠르게 대규모 장비를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수입한 장비들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나 YMTC와 같은 유명 기업뿐 아니라 최근 중국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소규모 공장에도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업들은 수입한 장비로 서방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구형 반도체 생산에 집중해 반도체 생산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