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뉴스앤월드리포트 조사 결과 “러시아, 지구촌 최대 위협국”…일본 및 한국의 반중국 정서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우선주의.
위키백과에도 등재돼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표현으로 미국의 일방주의, 미국의 우월주의, 미국의 보호주의를 뜻한다.
지난 2017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노골화됐고,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조 바이든 정부도 미국 우선주의에 관해서는 사실상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이든 정부가 역대급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사실상 미국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재정지원을 쏟아붓는 보호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의 최혜국대우 조항 위반이란 지적 속에서도 이를 시정할 권한을 가진 세계무역기구(WTO)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우선주의가 현실로서 인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비근한 예다.
중국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라이벌로 부상하면서 위협을 받고는 있으나 미국 우선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트럼프가 백악관 재입성을 위해 공화당 대선후보로 다시 출마해 미국 보수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우선주의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일간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미국의 우선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미국인과 세계인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전 세계인이 인정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국가를 보는 미국인과 세계인의 시각 차이
각종 순위 집계로 유명한 매체로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를 평가하는 여론조사를 매년 실시해온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올해도 전 세계 36개국 국민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87개국에 관해 지난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조사를 벌였다.
평가 기준으로는 국가의 민첩도, 국가의 기업가 정신, 국가의 삶의 질, 국가의 사회적 목적성, 국가의 문화적 영향력, 국가의 기업 친화성, 국가적 유산 등이 적용됐다.
그 결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구촌 최고의 국가로 평가된 나라는 스위스다. 스위스는 지난해 조사에 이어 으뜸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US뉴스앤드월드리포터가 그동안 실시한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로 조사됐다. 캐나다는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3위는 지난해 조사에서 5위를 기록했던 북유럽 강국 스웨덴이 차지했고, 지난해 7위였던 호주가 스웨덴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의 미국은 호주에 이어 5위를 기록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에서 기록한 4위에서 한 단계 낮아진 것이자 6위를 차지한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데 머물렀다.
유로존의 맹주로 통하는 독일은 지난해 2위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7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조사에서 20위였던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21위를 기록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중국은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20위를 차지했다.
반면, 전 세계인이 보기에 미국은 5번째로 훌륭한 나라로 평가됐으나 미국인 스스로는 3위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 미국인은 영국, 뉴질랜드에 이어 스스로를 훌륭한 나라로 꼽았다. 미국인들 입장에서 4위는 호주, 5위는 스웨덴, 6위는 캐나다, 7위는 일본, 8위는 프랑스, 9위는 스위스, 10위는 독일로 나타났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터는 미국인과 세계인의 미국에 대한 평가가 다르게 나온 배경에 대해 “미국인은 국제사회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여전히 가장 강하다고 본 반면에 이를 위해 민첩하게 행동하는 측면에서는 더딘 것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여기에다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론, 조세정책에 대한 불만, 소득 불평등에 대한 반감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구촌 가장 위협하는 국가는 러시아…일본 및 한국 반중 정서 강해
한편, 지구촌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 전 세계인은 러시아를 압도적으로 많이 지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세계인의 70% 이상이 러시아를 지구촌 최대 위협국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다음으로 위협적인 나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온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던 중국이 꼽혔다.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북미지역, 호주 및 뉴질랜드,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것으로 확인됐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지역에서도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북미지역은 물론 호주와 인도 지역, 한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강하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인의 경우 이번 조사에 응한 응답자의 약 88%가 러시아를 최대 위협국으로 꼽았고 약 84%가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지목했다.
또 US뉴스앤드월드리포터는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일본 국민의 91%와 한국 국민의 86%가 중국에 대해 매우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