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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여명 사망 리비아 홍수, 동·서 정부 “내전보다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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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여명 사망 리비아 홍수, 동·서 정부 “내전보다 구조”

홍수가 휩쓸고 간 리비아 데르나시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수가 휩쓸고 간 리비아 데르나시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리비아의 대홍수가 10년 넘게 계속되던 내전마저 멈춰 세웠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난데없는 홍수로 60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리비아에서 오랜 시간 대립해 온 동·서 양대 정부가 구호를 위해 손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후, 동부 유전 지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과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차지한 통합정부(GNU)의 양대 세력으로 갈라져 수년에 걸쳐 내전을 치러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일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댐 붕괴 사고가 발생해 도시의 20%가 수몰되고 수천 명이 넘는 시민들이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현재 이집트, 튀니지,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파견된 구조대가 리비아 현지 구조대와 함께 데르나에서 생존자를 수색 중이다. 13일 현재 확인된 사망자 수만 6000여명이 넘으며, 실종자 수도 1만여명에 달한다. 데르나 시장은 사망자 수가 최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영국대표부의 타우히드 파샤 대표는 이날 BBC 라디오를 통해 “동부와 서부를 각각 장악하고 있는 리비아 내 2개 정부가 모두 국제 원조를 요청했으며 서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이에 호응했다. 13일 로이터에 따르면 UN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지 협력체 립에이드(LibAid)와 함께 리비아 이재민 5000여 가구에 식량 배급을 시작했다. 또 UN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RF)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홍수 대응에 쓰기로 했고, 현지 파견을 위한 구조팀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재해 대응 시스템인 시민보호메커니즘(CPM)을 가동하며 50만 유로(약 7억 원)의 인도적 지원금을 전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독일과 루마니아, 핀란드는 천막과 야전 침대, 이불, 발전기, 식료품 등을 제공했다. 프랑스도 현지 야전병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스페인은 소방대원을 파견했다. 이미 구조팀을 파견한 이탈리아도 구조용 군용기와 헬기를 추가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100만 파운드(약 16억원) 상당의 긴급구호 패키지를 발표했으며, 미국도 구호 단체에 긴급자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인근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도 도움에 나섰다. 카타르는 항공기를 동원해 야전병원 장비와 펌프, 천막, 담요 등을 제공했다. 지난 2월 강진으로 2만 넘는 사망자가 나왔던 튀르키예도 항공기 3대를 동원해 구조팀을 파견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구호 식량과 의약품 150t을 보냈으며, 이웃 이집트도 헬기 운반선을 병원으로 사용하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요르단과 튀니지, 쿠웨이트, 알제리 등도 각각 의약품과 식량, 의류 등 각종 구호품과 함께 구조팀을 보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