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성장보다 지출이 더 많아 발생한 것이다.
특히 주요 선진국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서 부채 증가가 가장 크게 나타나 경기 회복을 주도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부채를 해소하려면 결국 경제가 성장해야 하는데 현재 주요 선진국들이 부채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 중국도 경기 회복이 늦어 부채 문제 해결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각국 부채 증가의 배경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글로벌 국가 부채가 238조 달러라고 밝혔다. 2023년 기준으로 약 367조 달러의 부채를 감안하면 그간 약 50% 증가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 대응 때문이었다. 막대한 재정을 풀어 생활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부채가 급격히 늘었고, 이후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확산과 고금리 등으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지출에 비해 세수가 늘지 않아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코로나 당시 생활지원금으로 세 번의 경기 부양책으로 총 6조 달러를 집행하고, 이후에도 반도체와 인프라 감축법 등을 통해 제조업 부흥에 다시 나서고 있으나, 세수는 기대만큼 들어오지 않아 부채 증가 속도가 역대급으로 빨랐다.
유럽도 코로나 확산 당시 경제활동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한 가운데 생활에 필요한 지원금을 제공하면서 국가 부채가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이 경제활동을 봉쇄해 중국과의 교역이 줄면서 성장이 기대보다 둔화되자 부채가 늘었다.
독일은 코로나 지원금 외에 러시아에 의존하던 값싼 에너지 수요가 끊기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 에너지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부채가 더 많이 늘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부채 규모 줄지 않아
한편, 고금리와 경제성장 둔화로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부채 규모는 줄지 않고 있다. 통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부채의 실질 가치가 감소해 부채 규모를 축소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성장률이 회복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세계 GDP 성장률은 -3.07%로 2021년보다 5.67%p 감소했다. 2021년 성장률은 6.02%로 2020년보다 9.1% 증가했지만, 2022년 성장률은 3.6%로 2021년보다 2.42%p 감소했다.
IMF는 2023년 글로벌 성장률을 2.9%로 예상했다. 이는 2022년의 3.6%에 비해 하락한 수치로 성장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
부채 상승의 영향
IMF는 전 세계 정부, 기업, 가계 등 세계 경제가 위험에 빠질 것이 두려워 부채 수준을 줄이도록 촉구하고 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고금리를 고수하면 부채 상환 이자가 늘고, 투자가 줄 수 있어 결국 실업으로 연결되고 세수의 부족으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고금리가 되고 국가 부채의 부담이 더 커지면서 부채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국가는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국가 부채가 급격히 늘자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재정악화와 거버넌스를 문제로 신용등급을 하향해 부채 이자가 더 늘었다.
2022년에 미 연방정부는 국가 부채에 대한 순이자 비용으로 4760억 달러를 지출했다. 2021년 3520억 달러에서 35% 증가한 이 총액은 예산 이자에 지출된 역대 최대 금액으로 GDP의 거의 2%에 해당한다.
2007년부터 2020년 사이에 이자 지출은 GDP의 약 1.5%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2023년 8월 현재 미국 정부는 부채에 대한 월 이자율이 2.92%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공공부채 증가로 인해 지난 2년간 이자 지급액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의회예산국(CBO)은 이자 비용이 2029년에는 GDP의 3.2%(1조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당초 올해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금리인상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국가 부채 부담은 단순히 금리 수준에만 좌우되는 건 아니지만, 현재 글로벌 GDP 성장률이 하락하고 세수 부족에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부채 증가에 따라 글로벌 직접 투자도 줄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1분기의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 흐름은 2022년 4분기의 매우 낮은 수준에서 세 배로 증가해 4400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글로벌 FDI 흐름이 25% 감소했다.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글로벌 FDI 흐름은 2022년에 24% 감소해 전년 대비 1286억 달러로 하락했다.
또한 글로벌파이낸스매거진에 따르면, 전 세계 FDI는 연속 세 해 동안 감소했으며, 이는 총 FDI를 1조3000억 달러로 하락시켰다.
국가 부채가 줄지 않는 이유는 경제성장률이 낮아 재정 지출로 성장을 높여야 하거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거나 지출을 줄이는 등의 조치로 경기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향후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는 좀비 기업들이 파산할 경우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새로운 산업 진흥이나 기존 산업의 재편을 위한 투자확대가 진행되지 않으면 개인의 삶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실업에 따른 정치적 위기도 초래될 수 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한 대책 촉구
IMF는 부채가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고 있으므로 이제는 정부가 부채 증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뒤집기 위해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IMF는 부채 부담을 줄이면 재정적인 여유가 생기고 새로운 투자가 가능해 향후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IMF는 부채 대부분을 기업과 가계가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가 부채 규모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에서 잠재 생산량을 늘리는 노동 및 제품 시장 개혁은 그러한 목표를 뒷받침할 것이다. 탄소세를 포함한 조세에 대한 국제 협력은 공공자금 조달에 대한 압박을 더욱 완화할 수 있다.”
우선, 재정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필요한 재정 지출 삭감과 효율적인 재정 지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부채도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고금리에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부채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어 보인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면 관리가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견해도 있다.
경제성장을 촉진하면 기업과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고, 이는 부채 상환 능력을 키울 수가 있다. 다만 경제가 회복되고 성장하기까지 고통 분담은 불가피하다. 부채 상환을 위해 국채 만기 구조를 조정하거나, 세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