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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美, 한국에서 풀린 이란 동결 자금 8조원 카타르에서 재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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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美, 한국에서 풀린 이란 동결 자금 8조원 카타르에서 재동결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 밝혀…카타르 중앙은행이 이 자금 관리 중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 사진=로이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고, 이란이 그 배후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증폭됨에 따라 한국에서 풀린 8조원 규모의 이란 자산이 카타르에서 재동결됐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과 카타르가 한국에서 카타르로 넘어온 약 60억 달러의 이란 자산을 다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데예모 부장관은 동결 자금이 당분간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란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인질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미국이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년간에 걸친 협상을 통해 한국 내 이란 자금 60억 달러에 대한 동결 해제를 조건으로 이란에 수감 중인 미국인들을 석방하기로 했다.

그 후 한국에 동결된 60억 달러의 이란 자산은 카타르 중앙은행에 있는 계좌로 이체됐고, 카타르 정부가 이란이 이 자금을 의료·식품 등 인도적 품목 구매에 사용할 때만 이 계좌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었다.

이란 정부는 최근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였었다. 이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한국동결 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이 사안을 국제 중재에 넘기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국내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당시에 미국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면서 국내 시중은행 내 이란 계좌 동결됐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란이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하고, 민병대원들의 전투훈련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카타르에 있는 이란 자산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공화당 상원의원 20명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은 이란이 이 돈을 하마스 등 테러단체 지원에 쓸 수 있다며 조 바이든 정부에 재동결을 촉구했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과 존 테스터(몬태나), 밥 케이시(펜실베이니아), 테미 볼드윈(위스콘신) 등은 바이든 정부에 이란 자산 동결을 요구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가 열린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에 대한 제재 정책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가능한 조처와 관련해 어떤 것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란이 아직 카타르에 있는 자금에 접근하지 않았고, 이 돈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은 현재까지 이란이 하마스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거나, 작전을 조율했음을 보여주는 정보는 없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아직 이번 사태와 이란을 연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