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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 이란 추가 제재 고심...국제 유가 급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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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 이란 추가 제재 고심...국제 유가 급등 우려

美 정치권, 이란 원유 수출 제한 요구…유가 오르면 재선 가도 험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로 의심을 받는 이란을 추가로 제재할지 고심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다시 제한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의 휘발윳값과 인플레이션이 치솟아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가도에 중대한 장애물이 생긴다. 그렇지만,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 차기 대선전에서 궁지에 몰릴 수 있다.

미 정치 정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릭 스콧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은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주요 7개국(G7) 회의를 소집해 이란을 더 고립시킬 강력한 제재를 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규제하라는 요구도 들어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의 원유 시설 파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지난 2015년 서방과 이란이 체결했다가 전임 트럼프 정부에서 파기 이란과의 핵 합의를 복원하려고 시도하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급증했다고 비판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공화, 캘리포니아)지난 9일 기자들에게 이란이 원유 판매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고, 이를 테러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원에서 매기 해선 의원(민주·,햄프셔)이 마코 루비오(공화, 플로리다.) 의원과 함께 이란의 원유 수출을 돕는 기관과 개인을 제재하는 초당적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원에서제라드 모스코위츠(민주, 플로리다.) 의원과 마이크 롤러(공화, 뉴욕) 의원이 이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다시 제한하면 글로벌 원유 시장에 공급되는 원유가 하루에 수백만 배럴씩 줄어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지적했다. 이란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원유의 약 3%를 생산했고, 세계 8 원유 생산국이다.

특히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지난 2020년 이후 수입 규모가 5배 증가했다고 폴리티코가 지적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은 올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으로 인한 부족분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란은 올해 생산량을 하루 41만 배럴 늘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유지했다. OPEC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240만 배럴가량 증가하고, 내년에는 하루 220만 배럴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OPEC은 중국의 계속된 경기 회복세로 내년 탄탄한 글로벌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것이 원유 소비를 추가로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비OPEC 산유국들의 공급량은 10만 배럴 올린 하루 17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공급량은 하루 140만 배럴 증가로 이전 전망치를 유지했다. OPEC은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기존 2.7%에서 상향했으며 내년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 2.6%로 유지했다.

9월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은 27만 3000배럴 늘어난 하루 2775만배럴을 기록했다. 나이지리아 9월 생산량이 14만 1000배럴 늘어 하루 139만 배럴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9월 생산량은 8만 2000배럴 증가한 하루 901만 배럴로 추정했다. 사우디는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가량 원유 수출 줄이는 조처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