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글로벌 기업들’에도 불똥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글로벌 기업들’에도 불똥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경제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여파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중동지역에 진출한 외식업체들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에도 불똥이 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지역에 매장을 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와 버거킹을 위시해 상당수의 외식기업들이 이번 전쟁이 터진 뒤 영업에 차질을 빚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분쟁이 전쟁으로 비화한 결과 중동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친이스라엘 진영과 친팔레스타인 진영으로 극명하게 갈린 여론 지형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져 경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데다 이들 기업 내부도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엇갈린 반응과 반발이 나오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맥도날드‧버거킹, 이스라엘군에 무료 전투식 제공해 후폭풍


24일(현지 시간) CNN, ABC뉴스 등에 따르면 가장 먼저 역풍을 맞은 곳은 미국계 글로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와 버거킹이다.

맥도날드 이스라엘법인은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대규모 기습 공격을 당해 보복 공격에 나선 이스라엘군에 지금까지 맥도날드 메뉴에 기반한 10만 개 분량의 전투식량을 무료로 제공한 사실 때문에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지역의 맥도날드 가맹점 점주들이 맥도날드 이스라엘법인과 거리를 두고 나섰고, 팔레스타인에 호의적인 중동지역 소비자들도 맥도날드 이스라엘법인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어서다. 자칫하면 맥도날드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맥도날드의 경쟁사인 버거킹의 이스라엘법인은 이미 불매운동에 직면할 위기에 놓였다. 버거킹 이스라엘법인 역시 이스라엘군에 무료 전투식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진 뒤 중동지역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버거킹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등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 팔레스타인 단체는 소셜미디어 X에 잇따라 올린 글에서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물론이고 도미노피자·피자헛 등 상당수 기업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악한 보복 공격을 후원하는 짓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들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중동지역 소비자들에게 호소했다.

스타벅스 경영진, ‘친팔레스타인 입장’ 밝힌 노조 고소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에서는 경영진과 노동조합 사이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스타벅스 창업 이래 처음으로 바리스타 중심으로 출범한 스타벅스 노조인 스타벅스노동자연합(SWU)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나서자, 스타벅스 경영진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노조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인 구글에서는 이번 전쟁과 관련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의 행보를 두고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피차이 CEO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800만 달러(약 108억원) 규모의 구호품을 이번 전쟁의 피해자들을 돕는 각종 국제기구와 인도주의 단체들에 제공한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 편을 드는 입장을 피력한 것은 공정한 처사가 아니라고 비판하며 수백 명의 구글 직원이 집단 서명 운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ABC뉴스는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러시아 전문가 제프리 소넨펠드 교수의 집계 결과를 인용해 “이번 전쟁이 벌어진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0곳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비판하는 내용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