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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크기 빙산, 30년만에 남극해 ‘항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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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크기 빙산, 30년만에 남극해 ‘항해’ 시작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이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크기의 빙산 ‘A23a’의 위성사진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이동을 시작한 세계 최대 크기의 빙산 ‘A23a’의 위성사진 모습. 사진=로이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빙산이 30년 만에 이동을 시작해 화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들은 미국 뉴욕시 면적의 약 3배에 달하는 ‘A23a’란 이름의 거대한 빙산이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A23s의 면적은 뉴욕시 면적의 약 3배에 달하는 4000 평방 킬로미터(㎢)에 달하며 무게만 해도 1조 톤(t)에 이른다. 이 빙산은 지난 1986년 남극대륙 서쪽의 필히너-론 빙붕(Filchner-Ronne Ice Shelf)에서 떨어져나온 직후, 빙붕 앞바다인 웨델 해(Weddell Sea)에 그대로 좌초되어 있었다. 한때 구소련의 연구 기지가 이 빙산에 자리 잡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위성 사진에 따르면 이 빙산은 강한 바람과 해류의 도움을 받아 남극 대륙의 북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남극 조사 빙하학자 올리버 마쉬(Oliver Marsh) 박사는 “이 정도 크기의 빙산이 이동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물다”라며 “과학자들은 그 궤적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A23a 빙산이 어떻게 다시 이동을 시작했는지는 불명이다. 마쉬 박사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방산의 두께가 얇아지고, 그로 인해 해저에서 떠오르고 해류에 밀려날 수 있을 만큼 부력을 갖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빙산이 남극 대륙 둘레를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는 남극 순환 해류까지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A23a가 해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웨델해 바깥쪽에 있는 사우스 조지아 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섬에서 서식하는 물개, 펭귄, 바다새 등 수백만 마리의 야생동물 서식지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도 제주도 면적(1849km²)의 약 2배 규모인 또 다른 거대 빙산 ‘A68’이 사우스 조지아 섬과 충돌할 뻔했다. 다만, 빙산이 해류에 밀려나면서 충돌은 면했고, A68은 이후 여러 조각으로 갈라져서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쉬 박사는 “A23a 정도 규모의 빙산은 비록 기온이 훨씬 더 따뜻하더라도 남극해에서 꽤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며 “이대로 멈추지 않고 더 북쪽으로 나아가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항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